범야권 200석에 심경 불편해진 국민의힘, 의회 독재 견제론 띄우기 나서
표정 관리하는 야권 “압도적 의석 호소 당연”···조국, ‘데드덕·與 균열’ 맹공
방어전 펼치는 여권, 인요한 “상식 벗어난 얘기”·원희룡 “균형의 선” 호소
오늘도 정권심판론 집중 유세, 이재명 “尹이 국민을 대결·적대 장으로 몰아”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사진 /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4·10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권 심판론’을 총선 전략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조기 종식’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나선 조국혁신당의 약진세가 이어지면서 급기야 야권 진영에서 ‘범야권 200석’ 낙관론까지 솔솔 흘러나와 여야 정치권이 일제히 촉각을 곤두세우며 술렁이는 분위기가 엿보였다.

일단 이번 총선에서 ‘범야권 200석’ 획득설이 현실화가 될 경우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의결과 함께 개헌 추진으로 정권 조기 종식을 시킬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이 되는 상황인 만큼 임기 3년이 남은 윤석열 대통령은 레임덕에 빠져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고 결국 ‘식물 정부’로 전락한다는 가능성으로 인해 여권은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더욱이 매번 싸움만 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여소야대 정국인 지금과 같은 국회 상황이 이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정치권 일각에서 이번 총선의 향방에 대한 관심도가 더욱 높아지는 것이다.

즉, 거대 공룡이 된 야권은 입법권을 가진 국회에서 힘으로 밀어붙이면 못할 것이 없다는 얘기인데, 다만 헌법상 예산권은 행정기관인 정부 측에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개헌이든 탄핵이든 야권에서 어떤 일을 추진하든지 간에 싸움의 시간은 소요될 것이고 그 사이 정부 운영도 영향을 받게 되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짊어지게 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되기에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도 고심이 큰 것이다.

◆ 범야권 200석에 심경 불편해진 국민의힘, 의회 독재 견제론 띄우기 나서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구성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구성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그래서인지 범야권 200석 차지 가능성 관측에 국민의힘 측에서는 사활을 걸고 ‘의회 독재 견제론’으로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는데, 실제로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범야권 200석’ 획득설에 대해 “범야권이 바라는 목표 수치가 200석 아닌가”라고 애써 부정하면서도 “지금 상황은 쉽지 않다. 많은 후보가 위기감을 가지고 있고, 쉽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도 장 사무총장은 “개헌, 탄핵까지 가능하고 대한민국 헌법 부처 현 정부까지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의석수가 ‘200석’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회가 범죄자들의 방탄 장소로 이용되면서 의회 독재, 범죄자 독재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국민의힘이 최선을 다해 많은 의석을 차지해야 한다”고 피력하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욱이 장 사무총장은 총선 악재로 꼽히는 의대 2000명 증원 문제의 의정 갈등에 대해서도 “이미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나 내가 말한 것을 통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가야 할지에 대한 당의 입장은 어느 정도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의료계와 건설적인 대화가 되려면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한) 그 부분의 의제도 유연하게 열어놓고 의제 제한 없이 논의가 이뤄져야 이 문제의 해결점이 보일 것”이라면서 “대통령실에서도 이런 상황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면서 예의주시하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여 사실상 대통령실의 전향적인 태도를 에둘러 촉구하고 나선 듯한 모습이었다.

더군다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대 증원 갈등에 대해 “이 문제가 국민 건강을 생각해 출발한 정책이기 때문에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고 정부 정책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다만 대화가 필요한 것이고, 대화를 통해 좋은 결론을 내야 한다고 대통령실에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은 “어떤 의제는 전혀 생각할 수도 없는 걸로 배제한다면 건설적인 대화가 진행되기 어렵다”며 “필요하면 중재나 필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여 사실상 고심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 표정 관리하는 야권 “압도적 의석 호소 당연”···조국, ‘데드덕·與 균열’ 맹공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거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오훈 기자]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거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오훈 기자]

반면 민주당 측에서는 다소 기뻐하면서도 표정 관리에 나서며 입단속에 나선 분위기도 엿보였는데, 즉 자칫 잘못하다가는 거만한 모습으로 비춰져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로 조심하려는 듯한 모습이었다.

실제로 진성준 민주당 서울 강서을 후보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범야권 200석’ 전망에 대해 “단순히 총선 의석 수를 예상하고 ‘우리가 충분히 그렇게 된다’고 하는 것은 오만하게 비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어떤 정당이든 다수 의석, 또 압도적인 그런 의석을 달라고 호소하며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진 후보는 “다만 윤석열 정권의 실정을 막기 위해, 또 국회에서 입법한 여러 가지 민생 개혁 법안들이 대통령에 의해 거부권이 행사되고 국회로 다시 넘어와서 재의결되지 못하고 부결되는 상황을 보면서, 민생 개혁 입법을 할 수 있는 의석수가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으면서 “목표를 (200석으로) 그렇게 설정하고 국민들께 호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제가 보기에 우리 시민들은 투표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더욱이 그는 “윤석열 정권의 실정이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라고 맹비난하면서 “‘이대로 두었다가는 나라가 망할 지경이다’ 하는 걱정들을 많이 하고 계신다. ‘이번 4월 총선에서 반드시 윤석열 정권을 혼내야 한다’고 이렇게들 생각하고 계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비례대표 정당 투표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약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이날 서울시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 기자회견에서 ‘3년은 너무 길다’라는 당의 슬로건에 대해 “윤 대통령 탄핵만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조국혁신당을 포함해서 제1당인 민주당과 합해서 200석을 얻지 못한다 할지라도, 상당한 수를 확보하게 된다면 윤석열 정권의 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조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그 사람의 임기가 3년 다 지켜질지 안 지켜질지 모르겠으나 정치적으로 무력화시키는 게 목표이고, 제가 가장 앞장서서 싸우면서 윤 대통령을 레임덕, 나아가 데드덕으로 만들겠다”며 “4·10 총선에서 저희가 일정 성과를 거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 영향력이 더 커진다. 그 얘기는 ‘윤석열 정권의 균열’이 더 커진다는 거다. 점점 다른 상황이 도래할 거고, 뒤집어 얘기하면 다른 상황이 오도록 저희가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그는 ‘레임덕을 넘는 데드덕’ 상황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이 레임덕이나 데드덕이 되면 예를 들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불법 혐의(해병대원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와 관련해서 모든 공무원이 침묵하고 있는데 그런 국가권력의 범죄와 관련해 많은 공무원들이 제보를 우리 당이나 언론에 할 것이다. 그럼 균열이 더 커질 것”이라며 “그러면 윤석열 정권의 체제가 흔들릴 것이고, 국민의힘이라는 여당은 분열될 것”이라고 전망해 사실상 복수혈전을 예고한 셈이 됐다.

이렇듯 야권 내부에서는 적대감으로 똘똘 뭉쳐 현 정권의 손발을 묶기 위한 대치 정국을 펼치기 위해 칼날을 갈고 있는 듯한 기류가 흘렀는데, 이와 관련해 정치 9단으로 불리는 야권 원로인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미 지난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151석 혹은 153석을 목표로 하고 있고, 비례대표를 플러스해서 민주 진보개혁세력들이 약진해서 200석을 만든다고 하면 김건희 특검, 이태원 특검, 채 상병 특검도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탄핵도 가능하다”며 “가장 필요한 것은 민주당이 제1당 과반을 차지하고 그 위에 진보·민주 개혁세력들이 합쳐서 200석이 된다고 하면 진정한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기도 하다.

◆ 방어전 펼치는 여권, 인요한 “상식 벗어난 얘기”·원희룡 “균형의 선” 호소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한편 이러한 야권의 속내를 꿰뚫고 있는 탓에 여권에서는 지지율 고전에 대해 더욱 조바심을 느끼는 분위기였는데, 그래서인지 여당에서는 정권 심판론을 띄우며 윤 대통령 탄핵까지 서슴지 않는 야당을 향해 쓴소리를 하며 응수에 나선 모습도 이어졌다.

실제로 이날 인요한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3년은 너무 길다, 대통령 없는 게 낫다’는 막말을 쏟아내며 정권 심판론 선명성 경쟁에 나선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향해 “상식을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얘기”라면서 “그분들은 근본적으로 민주주의가 뭔지 모른다”고 질타했다.

이어 인 위원장은 “대통령이 때때로는 어려운 결정을 하고 쓴 약을 우리한테 먹여도 국가를 위한 것”이라며 “그리고 (임기 5년인) 대통령을 뽑았으면 믿고, 대통령한테 맡기고 위임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굉장히 중요한 축인데, 파괴적이고 거의 무정부주의자적인 이런 주장을 하고 있다. 이건 반민주주의적인 발상이고, 제가 보기에는 국민이 이것을 심판할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이 투표소 안에 들어가면 ‘올바른 판단’을 할 것이라고 저는 믿는다”고 강조하며 견제구를 던졌다.

아울러 원희룡 공동 선대위원장도 이날 인천 현장 선대위 회의에 참석해 “1987년 이후에 역대 정부가 여소야대로 출발한 경우가 박근혜 정부 빼고는 모두 그랬다”면서 “그때마다 야당은 정권심판론으로 선거에 임했지만 국민들은 그때마다 ‘균형의 선’을 그어줬다”고 결을 함께 하며 방어전을 펼쳤다.

◆ 오늘도 정권심판론 집중 유세, 이재명 “尹이 국민을 대결·적대 장으로 몰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찬 전 대표, 이 대표, 김부겸 전 국무총리. 사진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찬 전 대표, 이 대표, 김부겸 전 국무총리. 사진 / ⓒ뉴시스

하지만 이미 ‘정권 심판론’ 총선 전략에 집중하기로 결심한 민주당은 오늘도 현장 지원 유세에서 윤 대통령 때리기에 몰입했는데,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충북 충주시 무학시장을 찾아 “윤석열 정권의 가장 큰 잘못은 경제를 폭망시킨 것, 한반도 평화를 위기에 빠뜨린 것, 민주주의를 파괴한 것도 잘못했지만 더 큰 잘못은 국민들을 대결과 적대의 장으로 몰아넣은 것”이라면서 “적대의 언어로 국민들을 분열의 장으로, 대결의 장으로 몰아넣는 것이 가장 근본적으로 나라를 망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 대표는 “자기와 생각이 다르면 대화로 상대방을 설득하고 양보할 건 양보하면서 합의에 이르러야 민주사회다. 민주국가·문화국가일수록 다른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내 편만 챙기고 저쪽 편은 밀어내다 보면 국민들 사이에선 적대감이 점점 쌓이게 된다. 그리고 이게 악화 되면, 말로 싸우다가 감정으로 싸우다가 주먹으로 싸우다가 칼로 싸우다가 나중에는 정말 총으로 싸우는 상태가 되는데 그게 바로 내전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충주는 다시 보수적인 동네로 전환됐는데, 가슴에 손을 얹고 지난 시기를 생각해 봐라. 과연 충주 시민들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해서 정말로 충주를 위해서 일했던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느냐”고 반문하면서 “정치는 정치인이 아닌 그 정치인을 뽑았던 사람들이 하는 것인데, 그 정치인들이 잘못해도 ‘난 빨간색이 좋아, 내가 잘 아는 사람이네, 능력이 없어도 괜찮아, 부패해도 괜찮아’ 하면 우리의 삶은 망가진다.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서 우리도 한 번 희망 있는 세상 살아보자”고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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