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낙관론 강력 경고”…국민의힘 “바닥 민심, 정치지형 변화된 것”
이재명 “170석니 180석이니 이런 소리는 절대 안 돼, 정말 위험한 순간”
김부겸 “조심스럽지만 해볼 만한 위치에 섰다...50대50, 같이 서 있는 것”
김성태 “보수 위기를 야기하고 수도권 위기론 발현돼...각별히 주의해야”
정영환 “다시 회복돼서 꼭 필승한다...1~2주 뒤에 상승 곡선 올라갈 것”
격전지인 한강벨트, 낙동강벨트, 대전 충남 일부 등에서 표심의 향배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22대 총선이 1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내에선 낙관론을 경계하는 경고 메시지가 나오고 국민의힘에선 수도권 상황에 위기감을 피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선거 판세는 힘겨운 백중세” 주장한 민주당, 당내 낙관론에 강력 경고

범야권 200석 등 총선 결과를 낙관하는 주장이 내부에서 나오자 민주당 중앙당 선거대책위원회는 22일 17개 시·도당 위원장 및 22대 국회의원 후보자에게 ‘후보자 및 선거사무소 관계자 언행 유의사항 특별지침’을 보내고 “개인적 총선 낙관론을 강력 경고한다. 선거에 악영향을 미치는 발언이 추가 확인될 시, 즉각 엄중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기 중앙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이 공문을 통해 “국민 앞에 겸손하고 절실함만 보이기에도 부족한 때다. 특히 후보자는 본인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전국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유념해서 선거운동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으며 김민석 선대위 종합상황실장도 같은 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모든 후보자와 당원들에게 다시 한 번 신중한 언행을 강조 드린다. 혼자 업 돼서 전체를 망치는 경솔한 언행은 꿈에서도 하지 말아주길 바란다”고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상황실장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탄 배가 너무 중요한 항구 위에서 초비상 경계등을 켜고 초긴장 항해를 하고 있다. 발언의 무게가 클수록 언행을 무겁게 해달라”고 주문했는데, 전날에도 그는 “선거 판세는 앞서 말한 대로 아주 힘겨운 백중세다. 엄살이 아니라 실제 상황”이라며 “최근 연이어 과도한 의석수를 자신하거나 과도한 정치적 목표를 제시하는, 실상을 알지 못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개인적 언급들이 나타나고 있다. 개인적인 발언들로 선거 전체에 해를 미치고 악용되는 일 없도록 유념해 주길 모든 후보에 요청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최근 여론조사 판세 등에 고무된 민주당 내부에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주장하고 범야권 200석까지 거론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인데, 박지원 민주당 전남 해남·완도·진도 후보는 지난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민주당 목표 의석은 151석이고 범야권 200석이면 대통령 탄핵도 가능하다. 윤 대통령을 탄핵해야 할 사유는 지금도 많다”며 “민생경제부터 모든 게 파탄 났고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로 도망시키는 행태를 보고 윤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민심이 밑바닥에서 들끓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뿐 아니라 이보다 앞서 지난 20일 인천 서구시장 유세 현장에서도 김교흥·정일영 의원이 ‘200석’을 언급하자 급기야 이재명 대표가 나서서 “170석니 180석이니 이런 소리는 절대 하면 안 된다. 정말 위험한 순간”이라며 직접 자중해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는데, 아직 총선까지 보름 이상 남은 상황에서 자칫 낙관론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가 본선에서 역풍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이 대표는 지난 21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후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선 “민주당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아직도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밀리지 않나”라며 “절박하게 민주당을 1당 만들어 주시라고 호소 드리는 상태다. 더 하는 건 우리 소망사항인데 그걸 기대하기가 그렇게 쉽지 않고 결코 녹록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스스로 한껏 자세를 낮추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한 김부겸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후 취재진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김경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한 김부겸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후 취재진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김경민 기자

그래선지 김부겸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22일 대전역 동광장에서 열린 합동 기자회견에서 목표 의석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판세 예측이 조심스럽지만 이제 해볼 만한 위치에 섰다. 그동안 사실 여권이 전국적으로 많이 앞서 있었는데, 이종섭 대사 관련 등으로 해서 국민들이 다시 정권심판론에 불을 붙인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초반보다 조금 좋아졌지만 아직 대한민국의 정치지형 자체는 팽팽한 50대 50이다. 스타트 라인에 같이 서 있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김 위원장은 “저희들이 1당이 돼서 입법권을 행사해야만 폭주하는 윤 정부를 견제할 수 있다. 성급한 예측이나 낙관론, 쓸데없이 국민 마음과 상대편을 자극하는 표현을 절대 쓰지 말라고 각 후보들에게 요청했다”며 서울 강북을 등 자당 공천 결과와 관련해서도 “그전까지 몇 가지 문제가 있다고 당에 여러 요청을 했지만 어제 이후로 이제 공천에 관한 얘기는 말하기 적절치 않다”고 상당히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 與 일각선 “범야권 200석? 실제 현상…수도권 후보, 고꾸라질 가능성”

반면 여당에선 민주당 일각서 나오는 ‘범야권 200석’ 주장은 현실이라면서 국민의힘이 위기 상황이라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왔는데, 김경진 서울 동대문을 후보는 22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이번 총선 판세와 관련해 범야권 200석 예측이 나오는 데 대해 “실제 현상인 것 같다. 비례대표 지지율을 보면 민주당, 조국혁신당 지지율을 합친 것보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10% 이상 뒤지고 있다”며 “지역구 투표도 이 흐름의 패턴 속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입장을 내놨다.

한 발 더 나아가 김 후보는 “수도권의 상당수 후보들이 500표, 1000표, 1500표 차이로 고꾸라질 가능성이 높지 않냐. 중요한 것은 대통령께서 얼마만큼 국민들의 생활에 대해 마음 아파하고 있는지, 그 느낌을 국민들이 받는 게 중요할 것”이라며 사실상 여당의 선거 승패 여부를 놓고 윤 대통령에 공을 넘기기도 했다.

아울러 같은 날 김성태 국민의힘 서울권역 공동선대위원장도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수도권 유권자의 마음이 우리에게 호의적이지 않다는 냉랭한 분위기를 다들 느끼고 있다. 바닥 민심, 정치지형 자체가 변화된 것”이라며 “이제는 보수진영이 더 이상 우리 사회의 주류가 아니다. 그런데도 보수가 사회 주류라는 착각으로 보수 위기를 야기하고 수도권 위기론으로 발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현재 판세를 분석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애초부터 정권 심판론이 선거에 깔려 있는데 그 와중에 이종섭 장관이 결정적으로 수도권 민심에 기름을 들이부었다. 운동권 카르텔 청산 목소리가 국민들에게 각인되기보다는 이종섭 대사 문제 등 우리들 진행 상황이 더 안 좋았다”며 “서울은 이슈가 생산되고 유통되는 출발지다. 앞으로 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성태 전 국민의힘 의원. 사진 / 이훈 기자
김성태 전 국민의힘 의원. 사진 / 이훈 기자

실제로 지난 19~21일 한국갤럽이 무선전화 가상번호 중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전국 유권자 1001명에게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보다 3%P 하락한 34%를 기록한 반면 민주당은 1%P 상승한 33%로 나와 초박빙 구도를 이뤘고, 조국혁신당도 1%P 오른 8%로 집계됐다.

또 4·10 총선 관련해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도 직전 조사인 지난주에 비해 4%P 내린 36%에 그쳤으며 반대로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2%P 올라 과반인 51%를 기록했는데, 현재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답한 무당층에서도 여당 승리를 원하는 응답은 19%인 데 반해 야당 승리를 원한다는 답변은 43%로 나왔고 정치 성향상 중도층까지 여당 승리(26%)보다는 야당 승리(58%)를 꼽은 쪽이 많았다.

◆ 격전지서 국힘·민주 ‘경합’ 양상…與 정영환 “1~2주 뒤 치고 올라갈 것”

다만 이 대표가 출마한 인천 계양을을 비롯해 이번 총선 격전지로 꼽히는 지역을 살펴보면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등 경합 상황이 속속 확인되고 있는데, 여론조사업체 넥스트리서치가 매일경제·MBN 의뢰를 받아 지난 17~18일 인천 계양을 거주 유권자 501명에게 100% 전화 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해 22일 공개한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95%신뢰수준±4.4%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아래 조사 결과도 모두 동일 기준)를 보면 민주당 후보인 이 대표는 48%, 국민의힘 후보인 원희룡 전 장관은 43%로 접전 양상을 보였다.

이밖에 동 기관이 지난 18~19일 ‘낙동강벨트’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경남 양산을에서 지역구 거주 유권자 502명에게 동일한 방식으로 조사한 후보 지지도 조사에선 김태호 국민의힘 후보(47%)와 김두관 민주당 후보(46%)가 1%P차 초박빙 접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왔으며 ‘캐스팅 보트’로 꼽히는 중원인 충청권의 충남 공주·부여·청양 거주 유권자 501명에게 동 업체가 지난 19~20일 실시한 후보 지지도 조사에선 정진석 국민의힘 후보(49%)가 박수현 민주당 후보(37%)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경합지역이 있기 때문인지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로부터 ‘주요 격전지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밀리는 여론조사가 나온다’는 질문이 나오자 “지난번 그 (이종섭·황상무) 이슈 때문에 그런 것이지 다시 회복돼서 이번에는 우리가 꼭 필승한다고 본다. 두고 보라, 이제 1~2주 뒤에 상승 곡선을 그어서 치고 올라갈 것”이라며 “격전지로 분류되는 한강벨트, 낙동강벨트, 대전 충남 일부, 경기 수원 용인 고양에서 이기면 우리가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급기야 정 위원장은 총선 예상 의석수를 묻는 질문엔 “153석에 플러스해서 한 170석은 돼야 하지 않나. 최선을 다한다면 과반 이상의 승리를 할 수 있다고 본다”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중전을 펼치면 모든 사람들이 일치단결해서 싸우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당정 간 화합이 잘 되면 무리 없을 것 같고 조금 있으면 선거 득표율로 나타나지 않을까”라고 낙관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는데, 과연 정 위원장의 발언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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