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에 연말 재계인사 대부분 불투명

▲ ‘최순실 게이트’ 외풍에 그나마 한발 비껴있는 LG그룹(사진,중)은 30일 주요 임원인사와 29일 사장단 정기 인사를 단행할 예정인 GS그룹(사진,우)이 먼저 연말 정기 인사 스타트를 끊을 전망이다. 삼성그룹(사진,좌)은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진/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재계가 12월 연말 인사 단행을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최순실 게이트’로 연말 인사 단행이 계획대로 실행될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다음달부터 국정조사에 재계순위 10위 안에 드는 그룹의 총수들이 대부분 증인으로 출석을 예고하고 있고 특검에 따른 재소환도 배제할 수 없어 연말 인사를 제대로 실행될 수 있을지 시계제로 상태로 빠졌다. 그럼에도 ‘최순실 게이트’ 외풍에 그나마 한발 비껴있는 LG그룹은 30일 주요 임원인사와 29일 사장단 정기 인사를 단행할 예정인 GS그룹이 먼저 연말 정기 인사 스타트를 끊을 전망이다.

반면 ‘최순실 게이트’의 각종 연루의혹에 휩싸여 있는 삼성그룹은 12월 초에 단행했던 시장단과 정기 임원인사를 연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기 임원인사가 늦어지면 계열사별 조직개편도 늦어질 것으로 보여 사업계획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GS그룹, 오너 4세 허세홍 부사장 승진 관심
▲ GS그룹의 올해 연말 인사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허세홍(사진) GS칼텍스 부사장의 승진 여부다. ⓒGS칼텍스

우선 오는 29일 사장단 정기 인사를 단행할 예정인 GS그룹은 그동안 12월 초에 정기 인사를 단행한 것과 달리 이른 연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12월 6일부터 ‘최순실 국정조사’에 허창수 회장이 국회 증인대에 출석할 것이 예정돼 있고, 그룹의 수익 의존도가 높은 GS칼텍스를 제외하곤 내년도 업황이 불투명한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당초 예정대로 12월 초에 정기 인사를 단행했었는데 내년도 업황이 불투명한 것뿐만 아니라  12월 초 최순실 국정조사에 허창수 회장이 출석해야 하고 특검이 실시되면 허 회장이 맡고 있는 전경련에 대한 재조사도 배제할 수 없어 이에 대한 대비를 위해 인사시기를 앞당긴 것 같다”고 말했다.

GS그룹의 올해 연말 인사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허세홍 GS칼텍스 부사장의 승진 여부다. 허세홍 부사장은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으로 2012년 GS칼텍스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4년째 부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등기이사로 선임되면서 업계선 경영권 승계를 위한 첫 단추를 끼웠다는 관측이 많았다. 따라서 이번 연말 인사에 승진 여부가 최대의 관심으로 떠올랐다. GS칼텍스 석유화학, 윤활유사업본부 본부장을 맡고 있는 허 부사장은 올해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어 승진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편이다. 등기이사 선임으로 경영일선에 참여한 가운데 사장단에 이름을 올리면 본격적인 4세 경영시대가 열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 LG전자 3인체제 여부 촉각
이르면 30일 주요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인 LG그룹은 ‘최순실 게이트’에 이렇다 할 연루의혹이 없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11월 말에 인사를 단행해 다음달 2일까지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 LG그룹의 올해 인사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대목은 LG전자 3인 제가 유지될지 아니면 부회장 1인 체제로 바뀔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조성진(사진,좌) H&A(생활가전)사업본부장, 조준호(사진,우) MC(무선)사업본부장. ⓒLG전자

LG그룹의 올해 인사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대목은 LG전자 3인 제가 유지될지 아니면 부회장 1인 체제로 바뀔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이외에 LG화학이 LG생명과학을 합병하면서 정일재 LG생명과학 사장의 거취에 관심도 쏠리고 있다.

LG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LG전자는 지난해 3월 조성진 H&A(생활가전)사업본부장, 조준호 MC(무선)사업본부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정도현 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와 3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실적을 거둔 이후 3분기 실적이 곤두박질하면서 4분기도 그리 밝지 않다는 증권가의 분석이 나오면서 LG전자 사업부별로 인력쇄신 등 사업구조 개편이 이뤄지고 정기인사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게 재계의 관측이다.

사업부별로 실적이 엇갈리면서 조성진 H&A(생활가전) 사장과 조준호 MC(무선)사업부 사장이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H&A(생활가전)에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조성진 사장은 연말 인사에서 조심스럽게 부회장 승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1조184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7669억원을 갈아치웠다. MC(무선)사업부가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LG전자 실적을 견인하고 있어 부회장으로 승진해 1인 대표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3인체제를 유지한지 1년밖에 되지 않아 일단 3인체제를 계속 유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3인체제 이후 H&A(생활가전)이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는 게 일단 유지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 문제는 LG전자의 골칫거리인 MC사업부가 6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타개책을 모색하기 위해 1인 대표체제로 각 사업부를 진두지휘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 작용한다면 조성진 사장의 부회장 승진으로 1인 대표체제로 변화될 가능성이 높다.

조준호 MC사업부 사장은 6분기 적자로 LG전자 실적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어 이번 인사에서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인사 스타일상 부진해도 기회를 준다는 측면에서 볼 때 유임설도 나오고 있다. 조준호 사장 부임 이후 내놓은 스마트폰 G4, G5의 부진으로 적자가 누적되면서 올해 누적적자만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유임설이 나오는 가운데 거취 이동도 배제할 수 없어 조준호 사장 거취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삼성그룹, 사장단 임원인사 연기 불가피
삼성그룹은 2008년 삼성특검 이후 8녀 만에 정기인사가 미뤄질 전망이다.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에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 조직개편과 인사에 차질을 빚고 있어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12월초에 단행했던 사장단 및 임원인사 시기를 연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전했다.

11월 8일부터 지난 27일까지 검찰의 삼성그룹에 대한 고강도 압수수색과 경영진들에 대한 소환 조사가 잇따르면서 경영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경영현안을 챙겨야 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2월 국정조사 증인으로 나서는 것과 맞물리면서 이 부회장이 사장단과 임원인사를 챙길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또한 특검이 실시되면 그룹의 압수수색까지 더해질 경우 연말 인사는 쉽지 않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삼성그룹은 2008년 특검을 받으면서 1월 정기인사를 5월 중순으로 미룬 전례가 있어 올 연말 인사가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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