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당은 최저임금, 비정규직 문제 등을 조사하고 제보 받아 꾸준히 밝히겠다는 입장

▲ 이경자 민중당 부대표는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3대 마트노동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대기업들이 최저임금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꼼수를 쓰고 있다고 폭로했다. 사진 / 유용준
[시사포커스 / 오종회 기자] 불과 두 달 전인 10월 15일 새민중정당과 민중연합당이 합당해 원내 2석의 정당으로 출범했던 민중당이 마트노동자와 손잡고 대기업에 문제를 제기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민중이 정치의 주인이 되는 직접 정치의 시대!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이 웃으며 살 수 있는 세상! 평화와 통일의 한반도!“라는 당슬로건으로 열악한 환경에도 노동자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마트노동자를 지원하고 나섰다.
 
민중당은 또 최근 현장실습학생 사망사고와 관련해 ‘청소년노동보호법’ 제정을 위한 입법화동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정의당 “‘주 35시간제’는 노동강도 강화, 임금·퇴직금 삭감의 개악안이자 꼼수”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8일 ‘주 35시간 근무제’를 내년부터 시행한다면서 선진기업에서나 볼 수 있는 근무형태라며 ‘임금삭감 없는 근로시간 단축’을 이뤘다고 홍보를 했다. 이에 언론에서는 ‘대기업 최초의 주 35시간제 도입’ ‘임금삭감 없는 근로시간 단축’ ‘휴식 있는 삶’ ‘일과 삶의 균형’을 제공하는 조치라며 이마트사측의 입장만 대대적으로 전달했는데 사실은 허점이 있었다.
 
이경자 민중당 부대표는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3대 마트노동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대기업들이 최저임금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꼼수를 쓰고 있다고 폭로했다.
 
‘주 35시간제’는 진보진영에서도 그동안 꾸준히 요구해왔던 사항이고 민중당에서도 추진하고있는 제도개선 방향이다. 그러나 신세계 이마트가 내놓은 ‘주 35시간제’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비용을 줄이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부대표는 “노동시간을 단축하려는 목적은 노동자들을 장시간 노동에서 해방하고 안정되고 여유 있는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면서 “그러므로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노동강도의 강화, 임금의 삭감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신세계 이마트가 내년부터 시행하려는 ‘주 35시간제’는 노동강도 강화, 임금·퇴직금 삭감으로 이어지는 개악 안이며 꼼수”라고 지적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7월, 내년 최저임금 16.4%를 결정했다. 이후 경총을 위시한 재벌·대기업들은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무력화하기 위해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 휴게시간 단축을 포함한 노동시간 단축, 휴일수당 미지급 등의 요구를 집요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 노동계의 지적사항이다.
 
 
▲ 민중당은 ‘최저임금119운동본부’를 설치해 최저임금 적용대상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1만원 쟁취와 최저임금 인상효과를 무력화하는 사용주들의 제도개악 시도에 대해 꾸준히 대응해오고 있다. ⓒ마트산업노조 이마트지부
◆이은혜 대변인 “주 5시간 단축한다고 ‘일 가정 양립’이 주어질 리 만무”
민중당에 따르면 이마트는 2016년 12월, 임금체계 변경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분 7.3%를 무력화한 적이 있다. 성과급 일부를 고정수당인 능력급으로 녹이는 방식으로 최저임금 무력화 목적의 임금체계 개악을 한 것이다. 이마트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주 35시간제’ 도입으로 포장만 바꾼 임금체계 개악을 시도하고 있다고 민중당은 의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약에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을 약속했다. 이 공약이 실현되면 신세계 이마트는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에 합당하게 월 209만 원 이상의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183만 원만 지급하더라도 최저임금법 위반을 벗어나게 되며, 한 명의 노동자당 월 26만 원, 년 312만 원을 적게 지급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놓았다. 이것은 ‘임금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 원칙에도 어긋난다. ‘최저임금 1만 원 시 임금총액 209만 원 이상’의 약속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다.
 
이은혜 민중당 대변인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신세계 이마트는 ‘사원들의 일 가정 양립을 위해 24시에서 23시로 폐점시간을 단축한다’라고 했다”면서 “24시 퇴근을 23시로 조정하고, 주 5시간을 단축한다고 노동자들에게 ‘일 가정 양립’, ‘저녁이 있는 삶’이 주어질 리 만무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대형마트의 일은 컨베이어벨트 생산직 노동자들처럼 근무시간을 줄인다고 업무의 총량이 줄지 않는다”라며 “업무량은 변화가 없는데 노동시간을 줄이면 그만큼 노동강도가 높아지면서 인력충원의 필요성도 높아진다. 하지만 신세계 이마트는 노동강도 완화와 인력충원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고 꼬집었다.
 
임금삭감 없는 ‘주 35시간제’를 제대로 시행하려면 월 183시간이 아니라 월 209시간에 해당하는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지급해야 하며, ‘주 35시간제’ 시행으로 절약한 비용은 현장에서 노동강도를 낮추고 인력을 충원하며 노동자들의 복지증진을 위해 돌려져야 한다는 것이 노동계의 의견이다.
 
이 대변인은 “신세계 이마트가 ‘노사문화를 선도하는 대기업’으로, 노동자들에게 ‘휴식 있는 삶, 일과 삶의 균형’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불리고 싶다면 꼼수와 대국민 사기를 당장 그만두고 현장의 노동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노동조건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마트노조 관계자는 “정용진 부회장은 임금삭감 없이 근무시간을 단축시킨다고 한다”며 “그런데 인력충원 없이 시간만 단축한다면, 그 일은 저희들이 다 떠맡아야 하는데 그런 부분은 쏙 빼고 미화시키는 것이 너무 화난다”고 털어놨다. 사진 / 유용준 기자
◆노조 “임금삭감 없는 근무시간단축은 허구” 이마트 “불필요한 업무 줄여 생산성 높일 것”
민중당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마트노조 이마트지부 안영화 서울경인본부장은 “현재 이마트 가양점 영업쪽에 근무하고 있다. 지금 발령받기 전에는 캐셔쪽에 14년 있었다”며 “영업쪽은 와보니 적응하기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안 본부장은 “매우 강도 높은 업무를 해야하지만 인력은 줄고만 있다”면서 “회사는 인원충원을 전혀 해주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정용진 부회장은 임금삭감 없이 근무시간을 단축시킨다고 한다”며 “그런데 인력충원 없이 시간만 단축한다면, 그 일은 저희들이 다 떠맡아야 하는데 그런 부분은 쏙 빼고 미화시키는 것이 너무 화난다”고 털어놨다.
 
이현숙 마트노조 롯데지부 사무국장은 “롯데마트는 이미 7시간 주35시간 행복사원들 9,000명이 일을 해오고 있다”면서 “신세계의 임금삭감 없는 근무시간단축은 현실과 다른 동화 속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이 국장은 “7시간 근무를 하게 되면 교대 조 동시근무시간이 줄어들게 된다. 고객이 붐비는 주요업무시간 인력이 부족해지고 중간조가 늘어난다”면서 “인력부족으로 인해 일과 가정의 양립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저임금 근로자들에게 근로시간은 곧 급여”라면서 “지금 현장에서는 이마트 때문에 우리도 더 시간이 줄어드는 거 아닌가  월급이 더 주는 거 아닌가 걱정이 많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정미화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정미화 서울본부장은 “우리 마트노동자들이 올해 국회 앞에서 농성을 하며 최저임금 투쟁을 했고 사상 최고의 인상률로 최저임금을 인상시켰다. 만족할만한 금액은 아니지만 내후년까지 시급 1만원이 된다는 기대를 할 수 있었고 그렇게 되면 웬만큼 살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일하는 시간을 줄이겠다니 대부분 최저임금 노동자들인 마트노동자들에게 그만큼의 월급을 빼앗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정미화 본부장은 “마트노동자들은 일방적인 근로시간단축을 원하지 않는다. 홈플러스지부는 설립 이후부터 단시간노동자들의 8시간 전환을 요구해왔다”며 “그렇게 해야 최저임금 노동자들인 마트노동자들의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마트도 말로만 일-가정 양립을 외치지 말고 무엇이 정말 노동자들을 위하는 길인지 똑바로 직시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민중당과 노조의 이와 같은 문제제기에 대해 신세계 이마트 홍보팀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2019년과 2020년 임금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사안이 없다”며 “또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는 등 노동 생산성을 높이고 , 일-가정 양립화에 초점을 맞춘 만큼, 실질적으로 근로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마트노조가 속속 결성되고 있고. 민중당은 ‘최저임금119운동본부’를 설치해 최저임금 적용대상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1만원 쟁취와 최저임금 인상효과를 무력화하는 사용주들의 제도개악 시도에 대해 꾸준히 대응해오고 있다.
 
민중당의 지원이 마트노조에 힘을 실어 사측이 제도개선에 나설지 지켜볼 일이지만, 민중당은 최저임금, 비정규직 문제 등을 꾸준히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