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 ‘은행, 3분기까지 NIM 고공행진’
우리은행‧BNK, 오너리스크에 빅베스 나오나
신한지주, 낮은 금리모멘텀이 문제
M&A를 통해 갈리는 분위기… KB‧DGB금융

▲ IB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전국구은행과 지방은행의 NIM은 평균 9.5bp개선됐다. 각 은행별로 NIM(bp)개선폭은 우리은행(15)‧하나금융(14)‧JB금융(13)‧KB금융(13)‧BNK금융(6)‧DGB금융(6)기업은행(5)‧신한지주(4)의 순으로 높다. ⓒ 뉴시스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올해 3분기까지 우리은행‧기업은행을 비롯 KB국민‧신한‧하나금융지주는 정부의 금리규제에도 예대마진을 높이며 ‘깜짝’실적을 냈다. 결과적으로 은행들은 NIM(순이자마진) 대폭 개선에 성공했는데, 전략은 동일했지만 각 은행과 금융지주별로 사정은 제 각각이다. 다음은 투자업계에서 은행과 금융지주업계를 바라본 시각이다.
 
17일 IB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전국구은행과 지방은행의 NIM은 평균 9.5bp개선됐다. 각 은행별로 NIM(bp)개선폭은 우리은행(15)‧하나금융(14)‧JB금융(13)‧KB금융(13)‧BNK금융(6)‧DGB금융(6)기업은행(5)‧신한지주(4)의 순으로 높다. 은행의 순이자마진에는 예금과 대출의 금리차이에서 발생하는 예대마진이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고 채권 등 유가증권에서 발생한 이자가 포함된다.
 
▲ ⓒ 금감원‧한화투자증권

♦ 높은 NIM 우리은행…오너리스크와 빅베스 우려, BNK는 조정기
우리은행은 올 3분기까지 NIM개선폭이 15bp로 은행 가운데 가장 높다. 예대마진차를 통해 가져간 수익이 가장 많았다는 것이다. 반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가장 아쉬운 은행업계 종목으로 우리은행을 꼽고 있다. 적어도 3bp는 ‘거품’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우리은행에는 최근 국감시기에 밝혀진 채용비리에 따른 이광구 은행장 퇴임, 이 뿐아니라 수장 교체에 따른 연말 빅베스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 악재가 연이은 우리은행은 이미 예금보험공사 잔여지분 (18.52%)매각에 대한 연내 무산 혹은 잠정연기가 투자자들의 시선을 돌려놨다. 앞서 우리은행은 과점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지난 2016년 12월 1일 7개의 총 29.7%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업계의 눈길을 모았다. 뒤이어 올 1분기 NIM개선 폭은 은행업계 내 1위로 높은 실적을 나타냈고, 중간배당도 실시한 바 있다. 무엇보다 ‘예금보험공사의 잔여지분(18.52%)매각’으로 이슈의 중심에 있었다. 성용훈 한화금융투자 연구원은 “우리은행은 예보 잔여지분 매각 연내 무산 또는 잠정 연기, 거버넌스 이슈(수장 교체에 따른 빅베스 가능성 등) 등으로 인해 최근 두어 달 여느 은행주와 확연히 다른 궤적을 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 ⓒ 각 사
오너 및 경영진이 바뀐 또 다른 곳은 부산은행이 있는 BNK금융지주다. 노조와의 갈등을 딛고 지난 9월 27일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신임 그룹 수장으로 선임됐다. 앞서 BNK금융에는 엘시티 특혜대출, 주가조작 파문에 따라 전현직 경영진이 구속되는 악재가 있었다. 사건은 과거형이고, 이미 진정된 상황이기 때문에 빅베스까지는 아니어도 연말 비용인식에는 변화가 점쳐진다. 이에 성용훈 한투증권 연구원은 “신임 회장의 업무 파악과, 그룹 중장기 방향 설계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며 “연말 빅베스 가능성과 지역 경기에 대한 변수가 남았다”고 말했다.
 
♦ NIM으로 드러난 약점‧금리모멘텀 ‘최하’…신한지주
신한은행의 경우 업계 내 올해 최악의 NIM(순이자마진) 개선폭을 보였다. 1분기까지 4bp, 2분기까지 5bp, 3분기까지 4bp를 나타냈는데. 1분기 1bp, 2분기 3bp를 보였던 기업은행을 제외하면 해당분기까지 가장 낮은 수치다. 그나마 기업은행이 1~3분기까지 각 분기별 1‧3‧5bp로 증가세를 이어가 3분기에 신한지주를 1bp차이로 앞섰다.

신한은행과 더불어 낮은 NIM개선폭을 보인 곳은 지방은행이다.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는 각각 자회사 BNK캐피탈, DGB캐피탈, JB우리캐피탈이라는 여신전문금융회사를 성장시키면서 그룹 기준의 NIM을 방어해왔고 신한지주는 신한카드로 인해 NIM하락구간을 받칠 수 있었다. 하지만 ‘금리상승’은 신한지주와 지방은행 NIM 개선에는 타은행에 비해 비교열위로 작용하기도 했다는 평가다. 금리의 진폭이라 할 수 있는 금리모멘텀이 상대적으로 약하기 떄문이다. 모멘텀이란 증권용어로 주가 추세의 속도가 증가하고 있는지, 아니면 감소하고 있는지를 추세 운동량으로 측정하여 나타낸 지표를 말한다. 정민준 한투증권 연구원은 “신한은행의 경우 타은행에 비해 금리모멘텀(변동 혹은 경향)이 가장 약하다”고 말했다.
 
▲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비중이 높아 내년 큰 NIM개선 폭이 예상된다.ⓒ 금감원‧한화투자증권

♦ 중소기업 대출, 정부 정책의 최대 수혜…기업은행
기업은행이 2018년 매출 성장률이 업계에서 가장 높을 것이라는 전망은 거의 통념에 가깝다. 소외된 은행주였던 기업은행은 문재인 정부에서 9월말 이후 은행업지수와 간극을 급격히(8.6%) 좁혀가고 있다. 바로 ‘가계 부채 증가 속도를 조절하고,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하는’ 정부 정책 기조에 따른 것. 기업은행의 실적반등은 아직까지는 지방은행과 비슷한 수준이다. 8‧2 대책이후 서서히 독보적인 성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반대로 시중은행은 급하게 안정위주의 대기업 대출이 줄어들고 중소기업 대출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성용훈 한투증권 연구원은 “기업은행은 ‘쓸 곳’이 많아지면서, 정부의 배당 니즈가 증가하는 모습이고 KT&G지분 미매각 결정 또한 배당 증대를 원하는 정부의 의견이 반영됐다”며 “기업은행은 가장 높은 배당, 가장 높은 성장의 두 꼭지의 ‘최대 수혜’은행”이라고 표현했다.

♦ M&A에 기대높은 KB금융…변곡점, DGB금융
KB금융은 지난 7월 7일 비은행 자회사 KB손해보험(구, LIG손해보험)과 KB캐피탈(구, 우리파이낸셜)을 각각 100% 자회사로 인수했다. 여기에 앞서 통합한 KB증권(구, 현대증권을 기존 KB투자증권과 합병)의 실적이 수익에 반영되고 염가매수차익까지 합쳐지면서 올해 3분기까지 수익전환의 불을 지폈다. 내년엔 KB금융이 M&A한 자회사들은 물리적 접합에서 완전히 일체화할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남는다. 완전 계열사로 시너지를 내려면 지주와 타계열사 간 화학적(?) 결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성 연구원은 “KB금융의 2018년은 숨고르기의 한 해가 돼야 할 수 있다”며 “1등 은행지주라는 고지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라고 전망했다.

DGB금융지주도 11월 초 현대중공업 계열인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했다. M&A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KB금융과는 다소 상반된 분위기다. DBG금융은 증권사를 인수하면서 비은행부문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전국에 은행과 증권 서비스를 결합한 복합점포를 확대해 영업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DGB는 염가매수차익을 얻었지만 몸집(자기자본)을 불리면서 낮아진 자기자본이익률(ROE)를 다시 끌어올려야 한다는 과제가 남았다. 즉, 계열사를 통해 시너지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의미다. 정 연구원은 “DGB의 주가는 BNK금융지주에 드리워진 이슈를 피하려던 투자자들의 수요가 집중돼 지방은행 중 가장 좋은 흐름이었다”며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시너지 창출까지의 그림과 M&A에 대한 ‘why'가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 “전국區은행은 하나금융, 지방은행은 JB금융”
한화투자증권은 하나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를 각각 전국구와 지방금융지주 중 내년도 전망이 가장 밝은 곳이라고 평가했다.

우선 하나금융지주에 대해서는 올해 3분기까지 NIM(순이자마진)의 괄목할만한 성장을 짚었다. 은행의 시장전망치의 가장 비중을 차지하는 근거가 되는 지표가 NIM이며 하나금융의 2017년 3분기 누계 NIM개선폭은 14bp다. 한투증권은 NIM 개선 1위인 우리은행 3분기 개선폭이 15bp이지만 이중 이벤트성(일회성) 요인이 포함됐다는 평가로 하나금융이 사실상 NIM 개선폭이 가장 크다는 추산이다. 그럼에도 내년 하나금융의 NIM개선 폭은 낮은 기저효과로 인해 11bp(25.5%)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리 모멘텀에 관한 한 시중은행 중 상대적으로 약한 신한은행, 큰 금리모멘텀은 올해 거의 빠진 KB금융에 비해 하나은행은 아직 높지 않은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정 연구원 “최근 시장금리상승은 아직 하나은행 NIM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하나금융의 금리모멘텀이 상당히 ‘강하게 남아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내년 하나금융의 NIM 개선폭은 경쟁사보다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 JB금융지주와 기업은행이 중소기업대출비율이 높고 이에 따라 이자수익자산(IEA)의 성장률 또한 크다. 내년 NIM 전망 또한 긍정적이다. ⓒ 금감원‧한화투자증권


지방은행 중 JB금융지주를 설명할 때 가장 크게 부각되는 것은 이자수익자산(IEA, Interest Earning Assets)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은행과 마찬가지로 지방은행지주가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시중은행보다 높다. 평균 중소기업 원화대출 비중은 6월말 기준 기업은행(78.2%), 지방은행(58.1%), 시중은행(37.8%) 순이다. 한투증권은 내년 IEA 성장률을 기업은행(7.2%)로 가장 높게 봤고, 이어 JB금융(6.1%)을 두 번째로 짚었다. 이어 DGB금융(5.9%), BNK금융(5.7%)순이다. 은행 평균 IEA성장률은 5.8%다. 타 지방은행과 마찬가지로 JB금융지주는 여신금융전문회사인 JB우리캐피탈을 통해 NIM을 방어했다. 3분기까지 NIM변화폭은 우리은행(15bp), 하나금융(14bp)에 이어 세 번째(13bp)를 나타냈다.
 
♦ “NIM개선은 기업대출 성장률과 각은행 금리모멘텀 영향”
한화투자증권은 “은행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의 최종 종착점은 ‘이익’이므로 판단과 내년 전망의 기준은 성장률 차이가 아닌 마진(NIM) 개선효과”라며 “내년 개인대출이 소폭 둔화될 것이지만 포트폴리오 상 기업대출의 성장률 제고로 상쇄가 가능하기 때문에 은행 간 대출 성장률 차이보다는 NIM의 변화폭이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 시장금리의 기존 반영, 향후 상승 기대, 은행별 수익률 곡선 기울기 등을 고려해보면 NIM이 내년 은행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성 연구원은 “기저와 금리 상승에 빠른 NIM 개선을 보인 하나금융지주가 이익 개선 효과가 가장 컸다”며 “상대적으로 신한지주는 금리 모멘텀이 약하고, KB금융지주는 이미 큰 모멘텀이 다 반영됐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기대할 것이 많지 않다”고 평가했다. 또 그는 “중소기업 대출 시장의 최강자인 기업은행은 높은 배당수익률까지 매력을 더하고 있고, JB금융지주는 개선속도는 시중은행보다 더디나, 성장속도 빠르고 이슈화될 수 있는 새로운 포인트가 없다는 점에서 지방은행지주 자리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우리은행과 BNK금융지주 등 회장이 교체된 곳은 연말 오너리스크가 현실화 여부에 따라 올해와 결과와 별개로 내년 NIM 개선폭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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