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6일 원내대표 경선 결과 따라 서청원·최경환 출당도 좌우될 듯

▲ 정우택 원내대표가 물러난 뒤 내달 16일 열릴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해 비박계 김성태 의원(좌)과 친박계 홍문종 의원 간 양강 대결 구도로 흐를 것이란 관측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내달 16일 개최되는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가 제1야당의 향방을 좌우할 수 있는 기준점이 된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당 내홍을 다시 촉발시킬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됐던 바른정당 탈당 의원들의 한국당 재입당이 의원총회에서조차 별 다른 큰 충돌 없이 넘어가면서 일단 홍준표 대표 체제가 안정적으로 순항하게 됐지만 정우택 원내대표의 임기가 내달 15일까지다 보니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놓고 양측이 다시 맞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찌감치 여러 명의 후보군이 오르내리는 가운데 일각에선 친박과 비박, 양측의 대표후보로 나설 만한 인사 이름까지 이미 거명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洪에 눌린 ‘친박’, 원내대표 경선 통해 출구 모색
 
그동안 직접적인 반발까지는 아니더라도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부터 친박 핵심 의원 징계 문제에 이르기까지 민감한 당 관련 현안마다 홍준표 대표와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던 정우택 원내대표가 내달 15일을 끝으로 물러나게 되면서 장차 홍 대표와 합을 맞출 원내대표가 나올 것인지 당 안팎에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홍 대표부터 당장 원외 출신인데다 별도의 계파를 거느리지는 못했던 인사다 보니 원내까지 영향력을 온전히 미치기에는 아직 한계가 없지 않아 홍준표 체제의 확실한 안정을 위해선 원내대표에 우선 홍 대표와 가까운 인물이 올라야만 인적 혁신 이외에 나머지 조직, 정책 혁신에도 한층 박차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한 바른정당이 최근 국민의당과 연대·통합 논의에 들어가고 이를 지켜보던 더불어민주당에선 국민의당에 개혁연대를 제안하는 등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당별 정계개편 기류가 흐르고 있어 장차 보수대통합을 확대해 나가야 할 한국당 입장에선 원내에서도 홍 대표와 한 목소리를 내며 일사불란하게 지도부를 함께 이끌 원내대표가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출당 외엔 아직 서청원, 최경환 의원 징계와 같은 인적 청산 문제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못한 시점이다 보니 친박계 또한 비박계에서 원내대표까지 차지할 경우 자신들의 목소리는 지도부에 전혀 반영되지 못한 채 밀려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내달 원내대표 경선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친박계에선 박근혜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바 있는 4선의 유기준 의원과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시기 사무총장을 역임하며 마찬가지로 4선인 홍문종 의원이 출마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친박계 의원들의 표 분산을 막기 위해 경선 직전 홍 의원 쪽으로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다만 홍 의원이 원내대표로 당선될 경우 한때 친박이었지만 온건 성향으로 분류되던 정 원내대표 시절보다도 홍 대표와 한층 더 격렬하게 충돌할 수도 있어 보수진영이 위기인 상황에서 자칫 사령탑의 분열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 ‘친홍’ 김성태, 비박계 대표주자로 부상하나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사진)의 당내 혁신이 힘을 받기 위해선 먼저 비박계 원내대표의 당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한편 친박계와 맞설 비박계에서도 여러 의원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는 상황인데, 4선의 나경원, 조경태 의원과 3선의 김성태 등이 꼽히고 있다.
 
특히 이들 중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후보는 바른정당 탈당파 출신에 홍 대표 체제 하에서 정치보복대책특위 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는 김성태 의원인데,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들어와 대선후보에 도전했으나 고배를 마셨던 조 의원이나 앞서 친·비박 간 일전이 됐었던 지난해 말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시 비박계를 대표해 친박계인 현재의 정 원내대표와 맞붙었다가 패배한 나 의원보다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 뿐 아니라 홍 대표가 계파 청산과 당 규합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해왔던 만큼 한국당에 잔류해온 의원들과 얼마 전 복당한 의원들 간 간극을 메우며 당을 봉합하는 역할을 맡는 데 있어서도 지난 대선 직전 한국당으로 복당했던 13명의 바른정당 출신 의원 중 한 명인 김 의원이 가장 적합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이미 바른정당과의 당대당 통합이 무산되면서 최근 복당한 2차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이 곧바로 원내대표 경선 전면에 나서기엔 부담스러운 점이 없지 않은 반면 이미 여러 당직을 맡으며 홍 대표를 보좌해온 1차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이 출마하는 데에는 친박 측에서도 이제 와서 이의제기할 명분이 없어 누구보다 비박계를 대표하기에 최적의 후보란 평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문제는 김 의원이 비박계를 대표해 나설 경우 당내에서 어느 정도 힘을 실어주겠느냐는 점인데, 일단 인적 혁신을 완전히 매듭짓기 위해 서청원, 최경환 출당을 분명히 지지해줄 원내대표가 필요한 홍 대표 입장에선 비박계 원내대표를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고 바른정당 탈당파 출신 의원들 역시 자신들과 같은 처지에 있었던 김 의원을 적극 지원하고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역시 약 30명 내외로 꼽히고 있기에 결국 계파 성격이 상대적으로 옅은 의원들의 표심을 끌어들이는 게 승패를 가를 관건이라 할 수 있는데, 바른정당의 원내교섭단체 자격을 상실시켜 사실상 보수통합 모양새를 갖추는 데 성공하고 박 전 대통령 출당 결단으로 소폭이지만 당 지지율을 상승시키며 당 혁신도 어느 정도 결과를 낸 홍 대표가 사분오열됐었던 당을 봉합시켜 나가고 있는 만큼 중립적 성격의 의원들이나 친박계에서도 강성 인사들 이외엔 홍 대표 쪽 후보에 지지를 보내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격렬한 계파 갈등 끝에 공천 참사로 선거 패배까지 초래했음에도 당권을 확실히 잡기 위해 내홍을 불사했던 지난 총선 직후 친박계의 리더십으로는 결코 당이 회복되지 못했던 데다 친박 지지층만으로는 내년 지방선거는 물론 현재 보수우파가 처한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건 분명해진 상황이어서 소위 ‘잔박’ 세력 외엔 기존의 친박으로 분류됐던 의원들조차도 내홍만 장기화시킬 게 분명한 친박계 후보에 또 다시 표를 주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박계 후보에게도 일부 변수가 없지는 않은데 5선의 이주영, 4선의 한선교 등 과거 온건 친박계이면서도 현재는 계파색이 옅은 것으로 분류되는 몇몇 의원들이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일부 언급되고 있어 이들이 출마를 공식화할 경우 중립 성향 의원들의 표 역시 분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에 선거를 1달 앞둔 현 시점에 섣불리 결과를 예단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서청원, 최경환 의원의 출당을 반대해온 정 원내대표 이후 비박계 원내대표가 들어설 경우 그간 끌어왔던 인적 혁신이 완전히 마무리되고 보다 빠르게 당 혁신을 추진할 수 있어 어떤 면으로든 당에는 긍정적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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