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수주 고전, 주택경기 위축 전망
주가 지지부진 낮은 공적자금 회수율 문제 부각 위험성
기업가치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 지적도

▲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장부가격 안따지고 매각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지지부진한 대우건설 주가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데는 향후 건설업계가 해외수주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내년도 정부의 SOC예산이 줄어든 상황에서 국내 건설경기 마저 부동산 대책으로 인한 분양이 얼어붙을 전망이 커짐에 따라 호실적을 기록할 때 파는 게 낫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지난 13일 대우건설 매각 공고를 내고 다음달 13일 오후 3시까지 예비입찰 제안서를 받기로 했다. 산업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장부가에 상관없이 시장 가격에 매각 할 것이라는 말로 매각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산업은행의 이같은 판단은 대우건설을 장부가 가격으로는 절대 시장에서 팔 수 없기 때문이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이 KDB밸류제6호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 50.75% 전량이으로, 주식은 총 2억 1093만 1209주다. 대우건설 지분 매입 당시 주당 가격은 1만8000원인데, 현재(금일 18일 기준) 주가는 주당 7190원으로 절반에도 못 미친다. 현 주가 기준으로 팔 경우 1조5165억원에 달한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인수 당시 투입가격이 약 3조2000억원에 달했다는 점에서 한참 못 미치는 가격이다. 지분 매입 당시 제값을 받고 팔기 위해선 주가가 현재보다 1.5배 더 올라야 하는데 현 주가 흐름을 보면 불가능한 상황이다.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얹어도 2조원대에서 매각대금이 결정될 것이란 시장 관측이다.

이같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이 매각 공고를 내고 조속히 매각에 나선데는 건설경기가 썩 좋지 않은 환경 탓에 매각이 지연될 경우 현재 수준의 가격보다 받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대우건설의 해외 수주 금액은 2015년 25억7942만 달러에서 2016년 7억8703만 달러로 급감했고 올해 현재까지 6억4190만 달러에 그쳤다. 국내 주태 부문에 치우친 탓에 내년도 주택경기가 침체 될 전망에 따라 해외수주에서 2015년과 같은 수주 실적이 없는 한 매각하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우건설의 매각 대금이 2조원대로 높다는 것도 국내 건설사들이 매각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무리하게 대우건설을 인수하다 ‘승자의 저주’에 빠져 그룹이 휘청거린 사실만 보더라도 주저하는 이유 중 하나다. 시장에서 유동성이 풍부한 호반건설이나 부영이 거론되고 있지만 인수는 무리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때문에 인수가 될 경우 해외자본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시장에선 대우건설 인수전 참여를 공언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와 중국 국영 건설사인 중국건축공정총공사,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기업인 페트로나스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손꼽히고 있다.
▲ 이동걸 산업은행장은 지난달 20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우건설은 내가 취임하기 전부터 매각이 결정됐고 지금 실사도 진행 중”이라며 “성공확률이 어느 정도인지 속단할 수 없지만 빨리 매각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뉴시스

문제는 산업은행이 장부가격대로 안따지고 팔겠다고 밝힌 만큼 헐값 매각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만큼 장부가격대로 받지 못하면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업계선 매각에 집중하기 보단 기업가치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로 이후 매각해도 늦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동걸 산업은행장은 지난달 20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우건설은 내가 취임하기 전부터 매각이 결정됐고 지금 실사도 진행 중”이라며 “성공확률이 어느 정도인지 속단할 수 없지만 빨리 매각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산업은행이 투자한 공적자금을 회수하려면 대우건설 주가가 최소 1만3천원대로 회복해야 할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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