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로부터도 부정한 청탁 받거나 들어준 사실 없다"

▲ 구속 연장이 이후 처음으로 법원에 출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의 심경을 재판 이후 처음으로 밝혔다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선기 기자] 구속 연장 이후 처음으로 법원에 출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의 심경을 재판 이후 처음으로 밝혔다.

16일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해 자신의 재판 시작 직후 재판부의 허락을 받고 미리 써둔 종이에 준비해 온 원고를 읽어 나갔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구속되어 주 4일씩의 재판을 받은 지난 6개월은 참담하고 비참한 시간들이었다”며 “한 사람에 대한 믿음이 상상조차 하지 못한 배신으로 되돌아왔고 이로 인해 저는 모든 명예와 삶을 잃었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저를 믿고 국가를 위해 헌신하시던 공직자들과 국가 경제를 위해 노력하시던 기업인들이 피고인으로 전락한 채 재판을 받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참기 힘든 고통이었지만 염려해주시는 분들께 송구한 마음으로 그리고 공정한 재판을 통해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마음으로 담담히 견뎌왔다”고 했다. 

또 “사사로운 인연을 위해서 대통령의 권한을 남용한 사실이 없다는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믿음과 법이 정한 절차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심신의 고통을 인내했으며 저는 롯데, SK뿐만 아니라 재임 기간 그 누구로부터도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들어준 사실이 없다”고 했다.

이어 “재판 과정에서도 해당 의혹은 사실이 아님이 충분히 밝혀졌다고 생각한다”며 “오늘은 저에 대한 구속 기간이 끝나는 날이었으나 재판부는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 13일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했지만 검찰이 6개월 동안 수사하고 법원은 다시 6개월 동안 재판했는데 다시 구속수사가 필요하다는 결정을 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변호인들은 물론 저 역시 무력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고 그리고 오늘 변호인단은 사임의 의사를 전해왔다”며 “이제 정치적인 외풍과 여론의 압력에도 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할 것이라는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저는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했다.

또 “향후 재판은 재판부의 뜻에 맡기겠고, 더 어렵고 힘든 과정을 겪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포기하지 않겠다”며 “저를 믿고 지지해주시는 분들이 있고 언젠가는 반드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 믿기 때문”이라고 했다.

끝으로 박 전 대통령은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은 저에게서 마침표가 찍혀졌으면 한다”며 “이 사건의 역사적 멍에와 책임은 제가 지고 가겠으며 모든 책임을 저에게 묻고 저로 인해 법정에 선 공직자들과 기업인들에게는 관용이 있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