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낸드 시장, 구글은 하드웨어 강화로 삼성전자 본격 견제

▲ ‘IT 공룡’ 두 기업이 하루사이에 인수에 나서면서 삼성전자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는 애플과 구글의 이번 인수가 삼성전자 견제 목적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IT 공룡’ 구글과 애플이 하루사이에 기업 인수에 나서면서 삼성전자의 사업이 큰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구글은 11억 달러(약 1조2463억원)을 들여 대만 스마트폰 업체인 HTC의 특허 라이선스와 픽셀 제조 개발 사업부문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HTC에 근무하고 있는 스마트폰 인력 4000명 중 구글 픽셀폰 개발에 참여한 2000명을 자사 소속으로 합류시킨다. 애플은 도시바 반도체 인수 한미일 연합에 발을 담가 최종 인수자로 선정되면서 안정적인 낸드플래시 공급으로 삼성전자 견제에 나섰다. 애플은 인수 제안금액 2조엔(약 20조2400억원) 중 16%인 30억달러(약 3조4000억원)를 부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픽셀폰을 통해 하드웨어 강화에, 애플은 삼성전자가 장악하고 있는 낸드플래시 시장 견제에 나섰다. 이 두 업체는 모발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애플은 직접 스마트폰을 제조하고 있고, 구글은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스마트폰 제조사에 무료로 제공하며 스마트폰 운영체제의 85.1%를 장악하고 있다. ‘IT 공룡’ 두 기업이 하루사이에 인수에 나서면서 삼성전자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는 애플과 구글의 이번 인수가 삼성전자 견제 목적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가트너의 아넷 지머만 부사장은 이메일에서 “HTC는 스마트폰 노하우를 구글에 넘겨주게 될 것이며, 구글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경험을 통해 자체 하드웨어 비즈니스를 강하게 구축해 삼성과 애플에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애플은 주요 반도체 공급업체인 삼성전자에 의존이 높아지는 것을 막으려 온힘을 쏟고 있다”며 “현재 애플이 공급받는 낸드플래시 물량의 40% 정도를 삼성전자가 담당하고 있는데 애플이 도시바 반도체 인수에 성공할 경우 가격협상에 훨씬 유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애플과 구글이 이번 인수를 통해 삼성전자 영위하고 있는 사업 영토를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 총수 부재와 미래전략실 해체 등 그룹 콘트롤타워가 사라지면서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이 두 기업의 영토 확장을 마냥 지켜볼 수 는 없는 노릇이다. 특히 구글이 픽셀폰을 기반으로 하드웨어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운영체제가 없는 삼성전자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 타이젠은 우군들이 이탈하면서 0.1% 점유율로 모바일에선 실패했다.

최근 윤부근 사장은 “지금 IT업계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그 변화 속에서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인데, 저희(각 부문장)가 사업구조 재편이나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건 상당히 어렵다”며 “반도체 사업이 잘되고 있으나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가 큰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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