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샘현상 막았으나 확산렌즈 이용한 LED 블랙아웃 발생
'LG 백라이트 액정채널 불량 피해자 모임’ 카페 사례 급증
LG "블랙아웃 다양한 원인" ‘모르쇠'…소비자, LED 결함수준 ’리콜‘

▲ LG LED TV 블랙아웃 피해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 LG 백라이트 불량 피해자 모임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LG LED TV 중 2014년 1월 ~ 2015년 9월 제조된 제품들에 불량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얼마전 확산렌즈가 떨어져 광원이 하얗게 화면에 드러나는 ‘’빛샘현상‘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빗발치자, LG 측은 보증기간 2년 이상인 경우도 무상수리를 보상하기로 했던 바가 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화면이 일시에 꺼져버리는 LED ’블랙아웃‘ 현상이다.

논란이 증폭되면서 인터넷 카페가 개설됐고, 블랙아웃 피해사례가 점차 모이기 시작해 현재까지 수집된 사례만 1000~2000여개에 이른다. 카페뿐 아니라 LG LED TV 블랙아웃 현상은 유투브 등 웹상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해당 제품의 보편적인 현상으로 고장이 아닌 제품결함이라는 것이 소비자 측의 주장이며, 이와 관련 TV업계에서도 여러 근거들이 모아졌다.
 
6일 ‘LG 백라이트 액정채널 불량 피해자 모임’ 카페에는 1000개의 LG LED TV 피해자 글들이 사진과 함께 게시돼 있으며 매일 5~10개가량의 불량사례가 추가되고 있다. 이번 카페의 주요 이슈는 ‘블랙아웃’이다. 앞서 있던 다른 카페는 LG측이 빛샘현상을 보상하기로 하면서 폐쇄됐고, 대신 LG측의 입장이 게재돼있다. 이곳에는 피해자들의 약 2500개에 달하는 사례와 글이 있었지만 모두 삭제된 상태다.

카페에 게재된 500개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렌즈가 큰 LB계열은 모델 별 154개의 피해사례가 있었으며, 이중 빛샘현상(흰점이 다수 생기는 경우)이 전체 137개로 대다수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블랙아웃은 대부분 LA계열과 LN계열 두곳에서 나타났다. LA계열은 13개 모델에서 빛샘현상 1개, LED가 꺼진 흑점 2개, 블랙아웃은 22개(90%)가 나타났고, LN계열에서는 총 16개(100%) 사례 모두 블랙아웃이었다. 반면 LB계열의 블랙아웃 사례는 17개(11%)에 불과했다.

블랙아웃은 왜 발생하나
▲ ⓒ 유투브에는 다수의 LG LED TV LED 블랙아웃 수리 동영상이 게재돼 있다. ⓒ 유투브


블랙아웃은 ‘LED칩이 탄 것’으로 확산렌즈에 쌓여 누적된 열에 녹거나 타버렸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LG가 보급형 직하방식을 내놓으면서 LED렌즈를 줄이고, 확산렌즈를 사용하게 되면서, 렌즈안에 갇힌 LED칩이 (내구성이 확보되지 못해) 방열이 안 되면서 쇼트(단선)가 됐다는 주장이다.

어레이 바로 패널에 설치된 LED는 하나만 쇼트(단선)되면, 엮어져 전체 화면이 꺼지게 돼 있다. 실제로 이와 관련해 유튜브를 검색해 보면 1,2개의 LED에 어레이 쇼트가 나면서 LN계열에 화면이 꺼져(블랙아웃)되는 불량 사례와 수리하는 수많은 영상이 올라와 있다. 이에 동의하며 LG측에 항의하는 댓글들 역시 수없이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확산렌즈가 떨어져 빛샘현상이 발생하는 LB계열의 경우 열을 받아 뚜꺼운 확산렌즈 접착제가 떨어지면 방열이 이뤄져 LED의 블랙아웃을 피할 수 있게 된다. 블랙아웃이 발생하는 LA‧LN계열은 LB계열에 비해 확산렌즈가 얇고 작아 강력하게 붙어있기 때문에, 렌즈가 떨어져 발생하는 빛샘현상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LG 측이 말하는 보상 가능 구간은 ‘빛샘현상’까지다. 접착제가 원인이기 때문에 비용이 크게 들지 않으며, 고객들에게 재접착시 나사형이나 끼워넣는 방식을 달리해 재이탈을 방지하고 있다는 것이 보상을 받은 소비자들의 전언이다.

한 LG 패널 피해자 카페 관계자는 “다시 확산렌즈를 붙여놓아도 원인을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왜냐면 방열이 안되 발생한 현상이기 때문이며 카페 피해자들 중에는 빛샘현상을 수리받고 블랙아웃이 된 사례, 첫 무상수리 다음은 유상으로 블랙아웃을 수리받은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LG측 하청업체 관련 한 TV업체 전문가는 “LG가 단가를 줄이려다 보니 당연히 LED를 적게 사용하게 되고, 그 위에 확산렌즈를 끼워 열발산을 막아놓은 형태다”라며 “LG가 LCD에서 LED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검증되지도 않은 제품을 일단 팔아놓고 소비자에게 ‘필드테스트’를 한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 LG TV LED 확산렌즈. ⓒ 웹상 각처

◆ 블랙아웃은…'단가줄인 LED'때문, 고객에 실험?
LG LED TV는 엄밀히 말해 LED Back light LCD panel TV다. LCD패널에 판뒤 광원만 수십개의 LED로 대체한 것이다. 가격은 대체로 42인치 기준 60만원대다. 본래 2012년 직하형 이전 제품의 경우 2009년 LED제품은 700만원(55LH93), 760만원(55LH95)에 달하며, 수천개의 LED칩이 탑재됐다.

2014년 이전 LG전자가 내놓은 LED TV는 LCD에서 LED로 약 50%를 넘어가는 패널 전환시기에 출시됐다. 지금의 LED에서 OLED TV로의 전환기와 같은 맥락이다. 곧 공백기에 해당 모델 출시는 LCD교체 수요를 LED TV라는 이름으로 끌어내기 위함이었다는 당시 언론보도가 많았다. 마침 2011년 40인치 TV 가격이 110만원 안팎으로 내려오는 찰라, LG는 LED TV의 단가를 끌어내리기 위해 보급형 직하방식 제품을 내놨다.

정식 LED 직하방식 TV는 백라이트에 LED가 2000~3000개가량이 붙어 있어 대체로 300~500만원 수준이었지만, 보급형이 되면서 LED가 대폭 줄고 대신 확산렌즈를 넣었다. 한 LED업계 관계자는 LG는 “LED TV 원가를 낮추기 위해 초기 55인치 직하방식 TV의 LED수는 3360개였다. 보급형으로 바뀌면서 60~70개로 1/100까지 줄었다”며 ”직하방식을 바꾸면서 엣지형의 도광판을 없애 확산렌즈를 끼워 단가를 대폭 절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당시는 중국에서 들어온 반값 LED TV(엣지형)의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어 LG입장에서는 시장점유율 감소를 우려했던 시기였다. 이에 따라 출시된 LG전자 보급형 직하형 LED TV는 생산 단가를 매우 낮췄고, 실제 부품의 개수나 질을 따지는 대리점, 온라인, 백화점 등의 가격 차이를 둘 필요가 없었을 정도로 단순했다는 것이 TV업계의 시각이었다. 

LG LED 보급형 직하방식은 ‘대박’을 터트렸다. LG 보급형 직하방식 LED TV는 당시 TV시장을 점유했고, 엄청난 양의 판매고를 올렸다. 당시 한 가전마켓싸이트에 따르면 2013년 LG전자 보급형 모델 42인치 42LN5400이 1위로 국내 TV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렸고, 이어 2014년에는 42인치 LED TV(60만원대)인 42LB5650, 2위는 32인치 32LB555B, 3위 50LB5650, 4위 49UB8500, 5위 삼성 UN40H4000AF, 6위 LG 49UB8500 순이었다. LG LED 보급형이 순위를 모두 차지했고, 상대적으로 경쟁사인 삼성 제품 모델은 하나뿐이었다. 
▲ LED TV 직하형(위)과 엣지형(아래)/ 직하형은 화면 뒷면에 수많은 LED가 배치돼 있고, 엣지형은 화면 가장자리에 LED를 배치하고 빛을 반사하는 도광판을 사용하고 있다. ⓒ 뉴시스


보급형 직하형이 나오기 이전에는 화면테두리 부분에 촘촘히 배치하는 엣지방식과 바둑판 모양으로 배치되는 직하방식으로 나뉘는데 삼성이 주로 출시했던 엣지형이 자리잡으면서 전체 LED TV 시장은 엣지형 90%을 차지했으나 보급형 직하방식이 나오면서 판도가 역전된 것이다. 
 
◆ LG측과 사설업체‧고객 그리고 소비자원

해당 제품들에 블랙아웃이 생기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LCD패널을 비추는 광원, 백라이트(LED)에서 불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LED수명 문제가 먼저 거론됐다.

LG서비스센터에서는 ‘LG TV LED 수명이 5000~6000시간 정도면 수리할 때가 된다’고 말했다. 몇 수리업체는 “블랙아웃의 원인은 대부분 LED문제”라며 “대부분 수리요청이 오는 LG, 삼성제품을 가리지 않고 1,2년에 LED수명이 끝난다”고 말했다. 아울러 “원인이라면 TV란 제품의 특성상 시청시간의 차이일 뿐 사용자의 잘못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들 역시 TV LED수명이 5000여시간이라고 말했다.

서비스센터를 찾은 한 소비자는 “5000시간이면 길어야 3년 정도란 것인데, 무상수리기간이 2년이라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TV가 싸다고 해서 3년보려고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LED 수명은 5만시간일 것“이라며 ”사용되는 전자기기마다 다르겠지만 채 5년도 쓰지 못하도록 LED가 설계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LG전자 측이 블랙아웃의 원인을 밝히지 못하거나,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일단 LG측은 빛이 새는 현상이 확산렌즈가 고온다습한 환경(?)적인 문제 혹은 자체 결합으로 확산렌즈가 떨어져 생긴 현상임을 인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2년이상 제품에도 무상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8월경 블랙아웃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늘자, 소비자원과 LG의 직원‧기술진들이 청주지역 피해소비자의 집을 방문 점검했다. 당시 방문했던 소비자원 관계자는 “블랙아웃은 여러 가지라서 결과적으로 정확한 원인을 모른다는 것이 LG측의 점검결과”라며 “다만 빛샘현상은 확산렌즈 하청업체의 접착제 불량 때문에 떨어졌던 것”이라고 밝혔다.

한 소비자는 “TV 때문에 자료를 찾아보다 유투브에서 소개한 LG LN계열 블랙아웃 수리기를 보면, 대부분 화면을 뜯어내고 LED에서 불이 들어오는지 확인하고 하나, 둘정도의 어레이만 빼내 칩을 교환하는 것이 공통된 수리방식”이라며 “LG서비스센터에서는 패널 전체를 갈아야한다며 40만원대를 요구하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 ⓒ LG전자


한 TV업계 관계자는 “금성시절부터 TV만은 LG라고 자부하던 TV제조회사에서 자신들이 만든 제품의 고장 원인을 모른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고장이 났으면 원인은 고객이 찾아서 알아 오라는 뜻인데, 세계적인 기술진도 모르는 걸 고객이 어떻게 알겠는가”고 호소했다. 아울러 “제품의 고장이 아니라 결함임을 인정해 버리면 ‘리콜’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서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블랙아웃에 대한 동일한 소비자불만사항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 소비자들의 사례를 받고 있으며, 누적되면 LG측에 다시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블랙아웃 문제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며 “LED문제와는 별건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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