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대표에 당 대표 포기 권유...추미애 대표 출마 위해 당무장악 의심
당 대표 경선 막바지에 다다른 국민의당은 안철수 후보에 대해 정동영·천정배 후보가 연일 당 대표 출마를 접고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라면서 비판을 가하고 있다.
◆국민의당, 당 대표 후보 모두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 권유
국민의당 정동영 후보는 23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서울시장 출마 시 대표직을 사퇴하겠다는 안 후보 발언에 대해 “이번에 당선되고 또 사퇴해서 시장 나가면 당은 비대위 체제로 간다”며 “이렇게 무책임한 태도가 어디 있나. 이런 방식으로는 당을 지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는 “당내에서 어떤 그룹도, 어떤 의원도 안 후보와 소통을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며 “오죽하면 당내 의원들이 안 후보와 만나고 나서 외계인과 대화하는 것 같다는 얘기를 언론에 했겠나. 그것은 새겨봐야 할 대목”이라고 안 후보를 비판했다.
천정배 의원은 이날 광주시의회 3층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 대표를 천정배가 맡고, 안철수 후보는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것이 국민의당을 살리는 튼튼한 두 날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 의원은 “안 후보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한다면 스스로 말했던 것처럼 당 대표에서 물러나야 하는데, 그렇다면 불과 몇 개월 뒤에 또 전당대회를 치러야 하느냐”면서 “당이 안 후보 한 사람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힘을 소진해야 하느냐. 환골탈태의 시간을 얼마나 더 미뤄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언주 후보도 이날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서울시장 출마를 하시려면 당대표를 나오셨으면 안 된다”며 “서울시장 자체도 지금부터 준비해도 굉장히 버거운, 아주 광범위하고 어려운 선거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그럼 제대로 서울시장 준비를 하시는 게 좋다”고 꼬집었다.
당 대표 출마 포기를 전제로 한 서울시장 출마론이 계속되자 안철수 후보는 22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제가 대표가 되면 당 혁신과 인재영입을 통해 어느 정도 내년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는 진용이 갖춰졌을 때 어떤 역할을 하는 게 당을 위해 가장 도움이 될지 당과 당원들의 요구에 따라 하겠다는 뜻”이이라며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바쳐서 우리 당과 운명을 함께 하겠다. 그래서 나왔다”고 당 대표 출마의지를 강조했다.
◆민주당은 추미애 견제, 3선 유력한 박원순 외 박영선·임종석·전병헌 등 거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와 반대로 정당발전위원회와 관련된 갈등을 겪으면서 추미애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하는 것이라는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23일 SBS 라디오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에 출연해 “누가 당권을 쥐고 당무를 운영해나가던 그것에 상관없이 규정을 지켜야 한다”면서 “추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에 뜻을 두고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고 언급했다.
설 의원은 “추 대표의 당무를 보면 소통 부족이라는 말을 들을 소지가 많이 있다”며 “이 상황을 수습하자면 당헌·당규 위반에 대해 대표가 사과하고 과정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하고 시정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 내에서는 추 대표가 정발위를 주도해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주도할 것이라는 의심이 많은데, 설 의원의 발언은 한 발 더 나간 것이다.
추미애 대표는 최근 KBS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다”며 “당 대표가 사심이 있으면 안 된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한편 민주당에서는 3선 출마 의지를 굳힌 것으로 보이는 박원순 시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서울시 정무부시장 이력을 가지고 있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출마도 거론되고 있다.
박영선 의원도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2011년 10월 서울시장 후보 당내 경선에서 패배한 이후 꾸준히 서울시장 후보에 언급되고 있으며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과 우상호·이인영·민병두 의원도 거론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황교안 전 총리의 서울시장 후보 영입설이 계속되고 있다.
오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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