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초청 이후 다급해진 대기업 오뚜기 따라하기

▲ 오뚜기가 청와대에 초청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롯데, GS, 두산 등 대기업들이 상생협력 방안을 내놓고 있다. [사진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오뚜기發 후폭풍이 업계 전반에 불어 닥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식품업계 오뚜기를 문재인 대통령과 14대그룹 기업인과 간담회에 초청하면서 너나 할 것 없이 상생협력 방안을 연일 봇물 터지듯이 내놓고 있어서다.

중견기업으로 분류되는 자산 기준 90위권의 오뚜기는 그동안 상생협력과 일자리창출에 있어 모범적인 기업경영 활동으로 세간에선 ‘갓뚜기’로 불리며 소비자들의 호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비정규직 비중이 1.16%에 불과할 정도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모범사례고 꼽히고 있다. 그동안 대기업의 ‘갑질’과 프랜차이즈의 고질적인 ‘갑질 횡포’ 논란으로 사회적 질타를 받는 모습과는 정 반대의 모범적인 기업 경영을 이끌어 가고 있다는 평가다. ‘털어서 먼지 없는 사람’ 없듯 일감몰아주기 의심을 받고는 있지만 그간의 행보가 이같은 논란을 덮을 정도여서 청와대에 초청됐다는 분석이다.

오뚜기가 청와대에 초청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까지 연일 상생협력 방안을 봇물 터지듯 내놓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뚜기를 들어 대기업에 일자리창출과 상생협력을 이끌어내려는 ‘묘수’를 뒀다는 말까지 나온다.

지난 23일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 간 간담회 일정을 발표하면서 ‘일자리 창출과 상생협력’을 대화 주제를 제시하며 대기업들이 적잖은 부담을 느낀 바 있다. 그런데 오뚜기가 참여하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대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고용 창출과 상생들을 강조하며 현 정부에 잘 보이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롯데그룹은 연일 상생협력 보도자료를 쏟아내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23일 “정기적으로 파트너사를 방문해 상생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롯데홈쇼핑 투명·청렴경영자문기구인 경영투명성위원회와 함께 파트너사들의 의견을 반영해 나갈 것”이라며 상생협력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27일에는 중소기업 청년창업 기업 판로 지원을 위한 ‘중소기업 전문관’을 오픈한다고 밝혔다. 롯데푸드, 롯데케칼은 26일 고용노동부로부터 ‘2017년도 노사문화 우수기업’에 선정되어 25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인증서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그룹뿐만 아니다. CJ그룹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파견직 3008명을 직접 고용한다고 밝혔다. CJ그룹 관계자는 “새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적극 호응하기 위한 결정으로 비정규직 인력의 직접 고용과 처우개선을 통해 차별 없고 동등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두산그룹은 24일 그룹 지주사인 ㈜두산과 핵심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가 2,3차 협력업체와 영세 사내하도급 근로자 등에게 연간 120만원 임금을 추가로 지급하고 복리후생을 지원하는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협력·용역·도급 업체 근로자 임금 및 복리후생 증진방안’을 발표했다.

GS그룹도 문재인 정부의 코드 맞추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GS그룹 계열사인 GS리테일은 전국 GS25경영주협의회와 긴급회의를 열고 총 9000억원에 달하는 상생지원 방안에 전격 합의했다.지난해 750명의 정규직을 신규 채용한 GS리테일은 올해 900명, 내년에는 1600명에 이르는 정규직을 신규 채용해 일자리 창출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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