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4개월만에 재회 독대 당시 상황 설명

▲ 1년 4개월만의 재회. 재계 총수 중 첫 법정 출석 증언. 22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뇌물수수 혐의 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조우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1년 4개월만의 재회. 재계 총수 중 첫 법정 출석 증언. 22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뇌물수수 혐의 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조우했다.

1년4개월 전 대통령 신분과 기업 총수 신분에서 독대한 이후 이번에는 피고인과 증인으로서 만남인 셈이다.

◆최태원 특별사면 논란 일지 
최태원 회장이 박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나서기까지 그 출발점은 광복절 특사로 사면된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7월 김창근 당시 의장과 단독 면담을 한 지 20여일이 지나 광복절 특별사면·복권을 받아 출소했다.

당시 최 회장만 대기업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사면됐다. 최 회장은 2012년 SK텔레콤과 SK C&C 등 주요 계열사로부터 계열사 펀드 출자 선지급금 497억 포함 636억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이후 징역 4년을 선고 받아 2013년 1월 또 다시 수감됐다. 이후 2년 7개월째 복역하다 2015년 광복절 특사로 사면됐다.

당시 최 회장 특별사면과 관련해 이명박 정부시절에 이어 또 다시 특별사면된 것에 논란이 뜨거웠다. 박 전 대통령은 ‘대기업 지배주주, 경영자의 중대 범죄에 대한 사면권 행사를 제한하겠다’는 대선공약을 뒤집으면서까지 최 회장을 특별사면 조치했다. 

이후 특별사면 논란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하면서 특검수사를 통해 특별사면 특혜 논란이 최 회장을 괴롭혔다.

2015년 8월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안종범 전 수석에게 “감사합니다. 하늘같은 이 은혜를 영원히 잊지 않고 최태원 회장 사면시켜 주신 것에 대해 감사감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이 쏟아졌다.

SK그룹은 최 회장의 특별사면 논란과 관련해 광복절 특사는 경제살리기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최 회장이 사면 받을 당시 미르·K스포츠재단은 언급되지도 않은 상황이라 서로 연관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결국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최 회장은 검찰 수사가 무혐의로 종결되면서 그간의 오해가 해소돼 무거운 짐을 벗었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111억원을 출연한 SK는 최씨로부터 89억원을 추가로 내라는 요구를 받았으나 실제 돈이 오고가지 않아 처벌하기 어려운 것으로 결론나면서 국정농단의 블랙홀에서 벗어나게 된 것.

◆최태원 회장, 기업현안 朴에 건의…성사 안돼
모든 굴레에서 벗어난 최 회장은 22일 박 전 대통령 재판 법정에 나와 지난해 2월 독대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최 회장 증언 한마디 여부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 혐의로 드러날 상황이기 때문에 이날만큼은 박 전 대통령도 최 회장을 응시하며 바짝 긴장한 모습이었다.

최 회장 증언 하나하나가 초미의 관심사였던 것은 최 회장이 박근혜 정부 시절 특별사면 혜택으로 출소했기에 이날 법정에서 박 전 대통령에 유리한 증언을 할 수도 있어서다.

이날 증언을 보면 최 회장은 박 전 대통령에게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워커힐 면세점 특허 갱신 문제, 최재원 수석부회장 가석방 문제에 대해 건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건의 내용은 모두 이뤄지지 않았다. SK는 최순실씨가 ‘체육인재 해외 전지훈련’과 시각장애인 지원 사업에 필요한 예산 89억원 추가 출연 요구에 법적 문제가 될 소지가 있어 지원은 성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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