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대형은행, 점포줄여 비용대체

▲ K뱅크가 영업을 시작한지 한달여만에 기존 은행권의 판도를 흔들었다. 1분기 깜짝실적으로 높은 순이익을 가져갔던 시중은행들은 K뱅크의 수신과 여신 가격경쟁력에 뒤지면서 비용을 대체하기 위해 점포수를 줄이고 있는 형국이다. ⓒ 뉴시스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K뱅크가 영업을 시작한지 한달여만에 기존 은행권의 판도를 흔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K뱅크의 수신과 여신 가격경쟁력에 뒤지면서 비용을 대체하기 위해 점포수를 줄이고 있는 형국이다. 하반기엔 주담대출 시장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이 28일 발표한 ‘인터넷전문은행 최근 동향과 금융권 대응 움직임’에 따르면, K뱅크는 26일 기준 영업개시 24일 만에 이용고객이 총 24만명에 달한다. 지난해 은행권 1년간 비대면 계좌개설 건수인 15만5000건을 넘어섰다.
 
K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타은행 대비 높은 수신금리(0.3~0.7%)로 인한 가격경쟁력우위를 바탕으로 저금리로 돈을 묶어둔 시중은행들의 고객층을 끌어올 수 있었다. 또 K뱅크는 빅데이터에 기반으로 신용분석을 기반으로한 중금리대출 시장에 진출하면서 여신고객 몰이에 나섰다.
 
♦ 기대이상 성과, K뱅크 
K뱅크는 올해 안으로 목표했던 5000억원의 절반을 단 24일 만에 만들었다. K뱅크는 수신 규모는 약 2848억원(26만건)이다. 이중 특판 정기예금이 1371만원(49.8%)에 달했다. 요구불예금은 895억원(31.4%)으로 시중은행 수시입출금 비중(17.5%)보다 높았다. K뱅크의 요구불예금은 계좌당 약 60만원 수준이며, 대부분 체크카드를 활용한 지급결제 용도였다.

K뱅크 여신규모는 26일 현재 약 1865만원이다. 대출 건수는 수신 건수의 10%였으며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의 비율(예대율)은 약 65.5%다. 작년 말 시중은행의 평균 예대율인 98%보다 훨씬 낮아 안정적인 경영이 지속가능하다는 평가다.

또 K뱅크의 여신은 직장인 신용대출이 72.1%, 중금리대출이 15.4%를 차지했다. 이 중 직장인 대출(평균대출액 1299만원, 금리3.8%)은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한 상품이었지만, 중금리 대출(평균대출액 720만원, 금리7.0%)은 평균 신용등급은 4.4등급 고객을 대상으로 해 시중은행과 거래 못한 다수 고객층에 접근할 수 있었다. 타 은행과 동일한 신용등급으로 비교했을 때, K뱅크의 중금리 대출은 금리는 낮고, 금액은 중간수준이었다.
 
▲ K뱅크와 시중은행 간 수신, 여신 구조 비교 ⓒ 금융감독원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에서 1000만원 중금리 대출을 연 16.9%로 받던 대출자가, K뱅크 중금리 대출로 전환시 연평균 약 100만원 이자부담 경감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K뱅크의 금리우위에 맞서 시중은행들은 연 2%대 특판 예‧적금을 판매 개시하고 있고, 마이너스통장 금리를 일부 하향 조정하는 움직임도 나왔다.
 
♦ 점포 줄여, 맞서는 시중은행들
금융시장 전반에서 경쟁이 촉진되고 있는 분위기에서 시중은행과 증권사는 비대면거래 활성화 분야에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K뱅크는 점포가 없는 100% 비대면거래이기 때문에 은행권에서는 점포축소를 가속화해 비용을 줄이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대신 인터넷전문은행 주 플랫폼인 모바일 채널을 이용한 핀테크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투자‧홍보하고 있다.

작년 한해 시중은행 지점은 ‘15년 말 7287개에서 ’16년 말 7103개로 175개(-2.4%) 줄었고 WM(자산관리) 중심으로 최소한으로 창구업무를 줄이는 ‘허브앤스포크(Hub&Spoke)’방식을 적용해 점포들을 매각하고 센터 중심으로 묶고 있다. 이런 점포 축소 분위기로 증권사의 경우 지난 2011년부터 연 평균 100개가 넘는 지점이 문을 닫았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 한해 주요 시중은행에서 300개 이상의 지점이 통폐합 돼 사라지게 된다. 현재까지 업계에 알려진 바로는 각 시중은행별 최소 30~50개의 지점이 통폐합 될 예정이며, 이미 한국씨티은행은 100개 지점(80%)을 폐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 출현하면서 비용을 축소하기 위해 인력을 감소하고 점포를 줄이려는 시도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하반기, 주담·전월세대출 놓고 ‘한판’
▲ 금감원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인 K뱅크 가격경쟁력과 편의성으로 금융시장 전반의 경쟁을 촉진하는 ‘메기’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며 “인터넷전문은행 업무범위 확대에 따라 보험과 여신전문회사까지 경쟁 압력이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사포커스 DB

올 하반기 K뱅크와 2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신용‧예적금 담보대출을 넘어 주택담보대출과 전월세대출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어서 대형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권과의 여신시장에서의 양 측간 경쟁이 가속화 될 전망이다.
 
이에 자본력을 앞세운 대형은행들은 각 대표 모바일 채널에 서비스를 탑재하고 K뱅크가 손대지 않은 서비스를 개발해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절차 간소화, 모바일 고객유치를 위한 각종 혜택, 수수료 할인 등이다. 무엇보다 여신 상품군에서 K뱅크에 앞서 모바일 우대 전‧월세 대출, 주담대, 자동차구입대출, 환전서비스를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또, 인터넷전문은행의 24시간 상담시스템을 따라잡기 위해 상담시간을 확대하고 ‘금융챗봇’을 구축하고 있다. 카카오톡을 이용하거나 상담내용을 텍스트화, 키워드로 분석‧활용하는 방식도 구축할 예정이다.
 
한편, K뱅크는 카카오뱅크와 함께 방카슈랑스, 직불간편결제, 신용카드 등의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으로 신용카드 업계와 보험, 은행업계와 또 다른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보다 1/10 수준의 해외송금서비스를 선보여 은행 고객들을 다수 끌어들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인 K뱅크 가격경쟁력과 편의성으로 금융시장 전반의 경쟁을 촉진하는 ‘메기’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며 “인터넷전문은행 업무범위 확대에 따라 보험과 여신전문회사까지 경쟁 압력이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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