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조건부’ 재승인, 시민단체 “기가 찰 노릇”

▲ TV조선이 종편 재승인 기준점수인 650점에 미달하는 점수를 받았으나, 방통위가 ‘조건부 재승인’을 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 고승은 기자
[ 시사포커스 / 고승은 기자 ]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는 최근 <JTBC> <TV조선> <채널A>에 대한 두 번째 재승인 심사를 진행했다. 종편은 3년마다 재승인 심사를 받는다.
 
1천점 만점에 기준점수 650점을 넘어야 재승인된다. 이 중 한 채널은 650점에 미달했는데 언론에 알려졌다시피 <TV조선>이었다. 625점에 그쳤다. <JTBC>는 731점을 받아 여유있게 통과됐고, <채널A>는 661점으로 기준점수를 가까스로 넘었다.
 
방통위는 총평으로 “TV조선은 오보막말편파 방송으로 인한 심의제재 건수가 월등히 많음에도 원인을 찾고 개선방안 마련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면서 “보도 편중이 심해 프로그램 다양성이 보장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콘텐츠 투자 실적이 타사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고 향후 계획도 매우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방통위는 지난 22일 <TV조선>만을 대상으로 청문회를 연 바 있다. 방통위는 “TV조선이 지난청문회 때 ‘추가개선계획’을 제출하고 이행의지를 보인 점과 청문주재자 의견, 시청권 보호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면서 “한 차례 기회를 주되 사업계획과 추가개선계획의 이행을 담보하기 위한 재승인 조건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TV조선>에 대해 향후 6개월 단위로 이행실적을 점검키로 했다.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업무정지, 승인취소를 하는 별도 조건을 달았다. 시사프로그램 축소, 진행자-출연자 관리 및 제재 강화, 조화로운 편성, 객관적이고 투명한 검증기구 구성 및 운영 등의 조건을 달았다.
 
<TV조선>은 재승인 탈락 위기에 놓이자 지난 20일 <조선일보> 지면을 통해 “새 봄, TV조선이 새로 태어납니다”라며 대대적인 광고를 한 바 있다.
 
해당 내용엔 ▲보도-교양-예능 프로그램 1:1:1 균형 편성 ▲ 행복한 저녁, 맘대로 가자, 며느리 모시기, 배달왔습니다 등 새 프로그램 신설 ▲ 시사-보도 프로그램 진행자들 한번 제재 받으면 퇴출 등의 이른바 혁신안을 발표했다.
 
<TV조선>은 지난 3년간 오보-막말-편파보도로 받은 심의조치가 다른 종편채널들에 비해 월등히 많다. 지난 3년간 383건으로 경쟁사인 <채널A>의 195건보다도 2배 가량 많다. 그것도 대폭 늘어난 추세로 2014년 95건에서 2016년 161건까지 늘었다.
 
<TV조선>이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3년전 재승인을 받을 때에도 오보-막말-편파보도를 줄이거나, 컨텐츠 투자비율을 높인다거나, 보도 프로그램 편중을 해소하겠다는 약속을 했으나 한번도 지켜진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방통위의 ‘조건부 재승인’과 관련,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는 규탄기자회견을 통해 “재승인 심사가 막 끝났던 2월 말부터 결과 공개와 의결을 1달 간 질질 끌더니 결과라고 내놓은 것이 조건부 재승인”이라며 “심지어 스스로 내놓은 심사 결과에서 TV조선에게 불합격점을 매기고도 재승인을 인가했으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힐난했다.
 
이들은 “(지난 3년간)TV조선은 방통위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과연 무슨 노력을 했는가? 노력은커녕 상황은 오히려 악화됐다”며 “지난 22일 청문에서 약속한 것은 3년 전에도 내놓았던 ‘공수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온갖 특혜를 부여하면서도 족벌언론 TV조선으로부터 농락당한 방통위는 이제 규제기구로서의 위상을 모두 상실했다. 우리는 TV조선 뿐 아니라 TV조선과 한통속이 된 방통위를 규탄하며 앞으로 TV조선 퇴출은 물론, 방통위 개혁을 위해 싸워나갈 것임을 선언한다”며 “방통위 해체를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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