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팀·마포팀 등 외교관·언론인 출신 다수 포진

▲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측 주요 인사들로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임덕규 전 국회의원, 김숙 전 유엔대사, 오준 전 유엔대사, 김원수 유엔사무차장, 이상일 전 국회의원, 박진 전 국회의원,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곽승준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뉴시스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선 준비를 위해 그가 귀국하기 전부터 그동안 누구보다 바쁘게 움직여 온 이들이 있다.
 
사실상 대선 캠프와 다를 바 없는 최측근 보좌진들부터 반 전 총장과 행보를 함께 할 의원들, 또 반 전 총장을 적극 뒷받침하는 지지 세력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이 벌써부터 반기문 대통령 당선 프로젝트에 돌입했는데, 설 연휴 뒤 반 전 총장이 거취를 밝히기에 앞서 현재 그의 대선가도를 준비 중인 이들이 누가 있는지 살펴보기로 하겠다.
 
◆ 임덕규·김숙 등 潘 최측근에 이목 집중
 
먼저 반 전 총장과 46년지기로 알려진 임덕규 전 의원이 대표적인 반 전 총장의 측근으로 꼽히는데, 현재 월간 디플로머시 회장이면서도 충청도 출신 명사들의 모임인 ‘백소회(백제의 미소)’ 총무와 ‘반사모(반기문을 사랑하는 모임)’ 상임고문도 겸하고 있다.
 
충남 논산 출신인 임 전 의원은 신아일보, 동화통신 논설위원 등 언론인으로 활동하다가 11대 국회에 입성해 국민당 국회의원을 한 차례 지낸 바 있으며 ‘반기문 대망론’이 부상한 뒤로는 반 전 총장의 귀국 전부터 최근까지도 반 전 총장이 독자적으로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이라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의원 외에 반 전 총장과 외무고시 12기 동기인 외교관 출신 인사들 역시 이에 못지않은 반 전 총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는데, 현재 ‘광화문팀’이라 불리는 외교관 출신 참모진을 이끌고 있는 김원수 유엔 사무차장이나 김숙·오준 전 유엔 대사, 박준우 전 유럽연합 대사,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 중 김 사무차장의 경우 지난 2006년 반 전 총장(당시 외교부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에 출마했을 때 선거운동을 총괄한 주요 인사로, 이후 유엔에서도 사무총장 비서실 차장 등을 지내며 반 전 총장을 곁에서 계속 보좌해온 측근 중의 측근이다.
 
또 이명박 정부 때 국가정보원 1차장을 지냈던 김숙 전 대사는 반 전 총장의 대선 일정을 관리하며 ‘광화문팀’에서 그간 모든 실무를 총괄해 왔는데, 이 팀은 김봉현 전 호주 대사나 이규형 전 외교부 차관 등 외교관들 위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마찬가지로 외교관 출신인 박진, 심윤조 전 새누리당 의원들도 함께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광화문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김 전 대사를 주축으로 해 ‘광화문팀’이라 불리고 있지만 이 팀에 소속된 인사 중 외교관이 아닌 인사들도 일부 핵심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박수영 전 경기도 행정부지사도 그런 인물들 중 하나로 최근 탈당 전까지 새누리당에서 수원정 당협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이들 ‘광화문팀’은 지난 11일 실체를 드러낸 이른바 ‘마포팀’으로 현재 통합된 모양새인데, 김숙 전 대사는 총괄 역을 맡아 진두지휘하고 있고 김봉현 전 대사는 상황실장으로 활동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고경수 기자]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12일 오후 인천공항에 귀국 공항철도를 이용해 서울역에 도착 한 뒤 지지자들에 둘러 싸여 서울역사를 빠져 나가고 있다.

다만 마포팀은 현 정부에서 일했거나 그 이전인 이명박 정부에서 일했던 인사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인데, 핵심 회의기구인 ‘11인 회의’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 회의의 핵심 멤버이자 친이명박계 인사로 대통령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을 지냈던 곽승준 고려대 교수가 주요 부문인 ‘정책’을 담당하고 있다.
 
곽 교수 외에 마포팀 내 또 다른 대표적인 친이계 인사로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꼽히고 있으며 이밖에 새누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의 이사를 지낸 바 있는 서성교 전 청와대 행정관이나 이명박 정권에서 활동한 김장수 전 청와대 행정관 역시 실무진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친이계 인사 외에도 캠프 내엔 보기 드물게 친박계 인사까지 눈에 띄는데, 중앙일보 정치부장, 논설위원을 지낸 등 언론계에서 잔뼈가 굵은 이상일 전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적이다.

호남 출신인 이 전 의원은 19대 총선 때 비례대표로 처음 국회에 입성해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선대위 대변인을 맡은 적이 있으나 이후론 현 정권과 별 다른 관계를 맺은 바 없었던 데다 결국 새누리당까지 탈당한 만큼 ‘친박 낙인’없이 반 전 총장의 캠프에서 정무와 홍보 부문을 맡아 활동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의원 외에도 과거 외교부 출입기자로 활동하며 쌓은 반 전 총장과의 인연으로 최근 반 전 총장 공식 대변인 자리에 전격 발탁된 이도운 서울신문 정치부장을 비롯해 최형두 전 국회대변인, 배준영 전 국회부대변인 등 수많은 언론인 출신 인사들도 마포팀에 소속되어 있다.
 
특히 이들 중 이 대변인은 반 전 총장 귀국 하루 전인 지난 11일 첫 공식 브리핑을 열고 ‘마포팀’의 실체를 드러내며 이 곳이 반 전 총장의 ‘공식 보좌조직’임을 강조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또 공식조직은 아니지만 충청권을 대표하는 정계 원로인 김종필 전 총리나 노신영·한승수 전 총리, 유종하 전 외교부 장관 등 금진호 전 상공부 장관, 신경식 헌정회장 등도 반 전 총장에 조언을 건네는 멘토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성격이 다른 여러 지원그룹이 반 전 총장을 보좌하려다 보니 통일성이 떨어져 일각에선 김숙 전 대사를 위시한 외교관 그룹과 곽승준 교수, 이동관 수석 등을 비롯한 친이계 사이에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오는데, 설 연휴 이후 대대적으로 조직 개편이 있을 것이라 예고되고 있어 어떤 형태로 달라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潘 ‘정당 입당’ 결과 따라 與 충청권 의원 행보는?
 
▲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 비박계의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좌), 충청권 좌장인 정진석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중), 반 전 총장과 가까웠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동생인 충청 출신의 성일종 새누리당 의원(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런 가운데 또 다른 지원그룹이라 할 수 있는 정치권 내 충청도 출신 의원들의 향방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지난 11일 이도운 대변인의 공식 브리핑에서 만일 반 전 총장이 입당을 결정할 경우 새누리당은 희박하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중 한 곳이 될 것이라 밝혔던 만큼 새누리당 내 충청권 의원들이 어떤 자세를 취할 것인지 벌써부터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선 국민의당이 자강론을 내세워 반 전 총장과 각을 세우는 분위기이다 보니 설 연휴 이후 입당 여부를 결론낼 반 전 총장으로선 일단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비박계 의원들이 세운 바른정당과 함께 할 가능성이 높은데, 당시 함께 탈당하지 않은 일부 비박계 의원을 비롯해 13명에 달하는 새누리당에 잔류한 충청권 의원들의 집단 탈당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꼽히고 있다.

새누리당에 있는 13명의 충청권 의원들은 충북과 충남 출신이 각각 5명, 대전이 지역구인 의원이 3명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들 중 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정우택 의원(충북 청주시 상당구)과 강성 친박인 김태흠(충남 보령시 서천군) 의원, 이장우(대전 동구) 전 최고위원을 제외한다면 대략 10명 정도의 충청권 의원들이 반 전 총장을 따라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일단 10명의 충청권 의원으로는 충북에선 경대수, 박덕흠, 권석창, 이종배 의원이 있으며 충남에선 정진석, 성일종, 이명수, 박찬우 의원, 대전에는 정용기, 이은권 의원 등이 있는데 이들 중 어느 정도 인원이 반 전 총장과 함께 할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들 중 4선 중진으로 이미 반 전 총장의 행보에 따라 탈당까지 불사할 각오를 내비쳤던 정진석 전 원내대표가 18일 당내 충청 지역구 의원 오찬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반 총장을 도울 것”이라며 “이번 설 연휴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활동할 생각”이라고 말해 이 같은 집단 탈당 가능성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새누리당 내 충청권 좌장 격인 정 전 원내대표는 반 전 총장과 친분이 깊었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동생인 같은 당의 성일종 의원은 물론 바른정당 내 홍문표 의원 등과 여의도팀으로서 충청권이란 공통점 하나로 반 전 총장 지원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는데, 이들 충청권 의원들 외에 아직 새누리당에 남아있는 일부 비박계 의원들 역시 이들의 행보에 발맞춰 탈당을 결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새누리당에 잔류해 있는 비박계 의원들 중 나경원 의원이 일찌감치 반 전 총장과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바 있으며 신상진, 정유섭, 주광덕, 김상훈, 김성원, 김성찬, 김종태, 이철규, 홍철호 등 비주류나 중도 색채의 의원들 역시 집단 탈당이 결행될 경우 크게 흔들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래선지 보수정당의 대표성을 바른정당에 빼앗기지 않고자 부심하고 있는 충청 출신의 인명진 비대위원장과 정우택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는 대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반 전 총장을 영입하는 것은 물론 충청권 및 비주류 의원들의 집단 탈당까지 저지하기 위해 18일 열렸던 충청 지역구 오찬 회동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의 희망이 뜻한 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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