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변화 및 미래먹거리 등 사업재편 급물살

▲ 이건희 회장이 와병중에 있지만 그룹의 모든 현안을 직접 챙기는 책임경영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어깨는 지금보다 한층 무거워질 전망이다. 사진/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에 입사한 이후 25년 만에 삼성전자 사내이사에 입성하면서 이건희 회장 체제에서 이재용 부회장 체제 시대를 열었다.

이 부회장이 제 48기 임시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됨에 따라 기업경영의 주요 의사결정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이사회 결정으로 문제가 발생시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막중한 자리에 올라서게 된 것. 책임과 의무가 수반되기에 그동안 시민 사회 단체로부터 ‘책임지는 모습이 소홀하다’는 지적을 뒤로 하고 본격적인 책임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아직 이건희 회장이 와병중에 있지만 그룹의 모든 현안을 직접 챙기는 책임경영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어깨는 지금보다 한층 무거워질 전망이다.

이건희 회장이 2008년 ‘삼성특검’ 수사와 관련해 경영쇄신안을 발표한 자리에서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총수 일가가 삼성전자 등기이사 직에 오른 것은 8년 만에 일로 대를 이은 ‘3세 경영’의 닻을 올리게 된 셈이다. 

◆M&A 등 사업재편
앞으로 이재용 시대를 맞이하는 삼성그룹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에 대해 재계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이끄는 ‘뉴 삼성’의 모습은 우선 사업재편의 가속화에 무게가 쏠릴 것으로 보인다.
▲ ‘선택과 집중’의 ‘이재용式 실용주의’ 경영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사진/시사포커스DB

이 부회장은 등기이사로 선임되기 전 2년 간 비주력 계열사 매각 작업에 속도전을 냈다. 그 첫번째로 화학, 방산 등 일부 비주력 계열사들을 한화와 롯데에 신속하게 매각하면서 ‘선택과 집중’의 ‘이재용式 실용주의’ 경영의 밑그림을 그렸다.

2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프린팅 솔루션 사업부 분할 매각 안건 승인 역시 사업구조 재편의 일환이라는 평가다. 매각 금액은 1조1949억원 가량이다.

프린팅 솔루션 사업은 삼성전자가 올해 B2B 시장 공략 방안으로 내세웠던 사업 중 하나였지만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아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

권오현 부회장은 “이번 매각 결정은 핵심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잘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해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사업조정을 지속 추진한 목적의 일환이다”며 “앞으로도 사업구조를 더욱 경쟁력 있게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먹거리 확보를 위해 과감한 M&A도 추진 중이다. 2014년 4건에 이어 지난해 6건, 올해 4건을 진행했다. 이중 10건이 클아우드와 AI,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삼성전자 추구하는 생태계 조성에 초점을 맞춘 인수였다. 수요 삼성사장단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강연이 열린 것을 볼 때 향후 생태계 조성에 필요한 기술을 갖춘 기업이 있을 경우 인수에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전장사업부를 신설 자율주행·인포테인먼트를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전장사업부는 향후 구글·애플과 스마트카, 전기차 등 미래차 시장을 놓고 경쟁을 준비 중이다.

◆노트7 사태수습 및 지주사 전환
이외에도 전자를 중심으로 바이오와 금융의 삼각축으로 그룹을 재편하는 작업에도 들어간다. 그 일환으로 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들이 줄줄이 서초사옥으로 둥지를 틀고 서초사옥에 있던 전자는 법무, IT서비스, 기획, 홍보 등의 약 700여명의 인력이 수원 삼성디지털시티로 지난 4월 이전했다.
▲ 신종균 대표이사 사장은 “배터리와 관련된 휴대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물론 제조공정, 물류 등 모든 부분에 대해서도 면밀히 점검 중이다” ⓒ삼성전자

금융 계열사들이 서초사옥에 둥지를 튼 것은 본격적인 지주사 전환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24일 삼성화재가 갖고 있던 삼성증권 주식 8.02%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샀다고 공시하면서 삼성생명의 삼성증권 지분율은 19.16% 높아졌다.

우선 지주사 전환을 위해선 상장사인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지분30%를 보유해야 한다. 삼성카드 지분은 71.86%를 확보해 일단 금융자회사 지분 30%이상을 확보한 상태에서 삼성생명의 삼성화재와 삼성증권 보유 지분은 30%미만이지만 최대 주주 자격은 갖췄다.

한편, 삼성전자에 앞에 놓인 갤럭시노트7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는 것도 이재용 부회장이 해결할 과제다. 이번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인한 삼성전자 브랜드와 신뢰를 회복이 급선무다.

임시주주총회에서 신종균 대표이사 사장은 “배터리와 관련된 휴대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물론 제조공정, 물류 등 모든 부분에 대해서도 면밀히 점검 중이다”며 “자체 조사뿐만 아니라 미국 UL 등 국내외의 권위 있는 제 3의 전문 기관에 의뢰하여 해당 기관에서 독립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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