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정우택 “사퇴 반대” - 비박 하태경 “李, 연대책임 있어”

▲ 친박계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좌)과 비박계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우)이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이정현 대표의 책임도 일부 있다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지도부 사퇴에 대해선 서로 분명하게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27일 ‘최순실 파문’과 관련해 이정현 대표의 사퇴 여부를 놓고 계파 갈등 조짐까지 내비치고 있다.
 
친박계 중진인 정우택 의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 출연해 비박계에서 주장하는 ‘지도부 총사퇴’에 대해선 “이런 위기 상황에서 가장 최악인 건 남 탓하며 집안싸움 하는 것”이라며 “지도부 사퇴는 안 된다”고 분명히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정 의원은 이어 “지도부가 사퇴하면 비대위를 구성하자는 것인데 그러면 누구로 어떻게 비대위를 구성하자는 것인지”라며 “비대위 구성을 갖고 혹시라도 집안싸움이 벌어졌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되는 것”이라고 거듭 ‘지도부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다만 그는 이번 사태에 대한 이정현 대표의 책임 논란에 대해선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을 했고 그 이후에 정무수석도 하고 대통령을 가장 지근거리에서 모셨던 분”이라며 “이 (최순실) 문제에 대해 책임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정 의원은 “지금은 일단 당 지도부와 함께 우리 당 전체가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을 믿고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한다”고 말해 이 대표 사퇴에 재차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탈당 요구에 대해서도 “배가 큰 풍랑을 만났으니 선장직에서 물러나라고 하면 그 배는 누가 책임질 것이냐”라며 “대통령에게 당을 떠나라고 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비박계인 같은 당 하태경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정현 대표를 겨냥 “이 대표는 2013년 3~6월 청와대 정무수석을 했고 2013년 6월부터 2014년 6월까지 홍보수석을 하면서 대통령 최측근에 있었다”며 “대표이기 이전에 최순실 사태에 연대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고 에둘러 사퇴 필요성을 역설했다.
 
하 의원은 이어 “(이 대표는) 본인 입으로 대통령께 수시로 대면보고를 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대통령과 통화했던 사람”이라며 “그렇다면 현 새누리당 내에서는 최순실 문제에 대해 상대적으로 가장 잘 아는 사람 또는 적어도 알아야 하는 사람 축에 속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본인이 최순실에 대해 아는 게 무엇이 있었는지,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알았다면 이를 막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말하고 누가 청와대 내에서 최순실을 비호했던 비서들인지도 말해야 한다”며 “지금은 대통령의 역린까지 건드리는 게 꼭 필요한 시기다. 이 대표가 대통령의 진정한 충신으로 역사에 남기 위해서라도 자신이 아는 모든 걸 고해성사해야 할 때”라고 이 대표를 몰아세웠다.
 
한편 새누리당에서 ‘지도부 총사퇴’ 주장은 전날 긴급 의총에서도 일부 제기되었지만 친박계의 반발로 끝내 이뤄지지 못했으며 오히려 친박계인 이정현 대표가 최순실 사태의 수습까지 직접 지휘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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