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현동 행화탕, 24일 음악회 등 전시 활동 이어져

▲ 올 초 목욕탕을 벗고 복합문화공간 옷을 갈아 입은 행화탕.사진/ 김도연 기자

재개발이 예정된 지역의 오래된 목욕탕이 때를 벗고 복합문화공간이라는 새 옷을 입었다.

마포구 마포대로19길 12에 위치한 ‘행화탕’은 지금은 영업을 하지 않는 목욕탕이다. 뉴타운 사업으로 정비가 예정돼 있어 지난 2011년경부터 비어 있었다.

그러다 올해 2월 문화 기획단 ‘축제행성’(공동대표 주왕택, 서상혁)이 공간에 입주하며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서상혁 공동대표는 “공간이라는 것도 생명과 마찬가지로 비록 시한부이지만 허물기 전까지는 생명력이 유지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며 “최대한 목욕탕이 갖고 있는 모습 그대로를 남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 행화탕의 지붕은 목재 트러스 구조로 그대로 살려 냈다.사진/김도연 기자

서 대표의 바람대로 복합문화공간 ‘행화탕’은 예전의 모습을 상당부분 간직하고 있다.

천정은 요즘은 보기 드문 목재 트러스 구조로 돼 있는데 그대로 노출시켜 독특한 느낌을 살려냈고, 안쪽 공간도 과감한 변화 없이 타일 옷을 입은 기존 행화탕의 모습을 최대한 살려 냈다. 외벽의 붉은색 벽돌도 그대로다.

행화탕이 이렇게 바뀌자 동네의 지긋한 어르신들은 오며 가면 목욕탕이 새롭게 영업을 하는지 물어오기도 한다.

▲ 안쪽 공간도 타일을 그대로 유지한채 특유의 공간 이미지를 간직하고 있다.사진/ 김도연 기자.

그렇게 문화공간으로 새 옷을 입은 행화탕에서는 오는 27일까지 그동안 지역주민들과 함께 진행해 온 프로젝트의 작품을 전시한다.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참여 작가들이 아현동 지역 주민들을 만나고 주민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만든 드로잉 작품과 일러스트 작품 등 이야기가 담긴 작품들이 선보인다.

▲ 행화탕 안에는 오는 27일까지 주민들의 작품이 전시된다.사진/ 김도연 기자.

24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는 이야기와 음악이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아현동 주민센터에서도 이날 그동안 지속해 온 ‘찾아가는 우리 동네 음악회’를 행화탕에서 연다.

주민들이 함께 모이고 추억을 얘기 할 수 있는 행화탕이라는 공간과 정이 오가는 마을 공동체를 주제로 음악회를 마련했다.

오후 5시부터 행화탕 안에서 야누스 난타동호회와 아현 어울림 합창단 등 주민센터 프로그램 참여 동아리들의 공연이 이어진다.

이외에도 정민아의 모던 가야금, 무드살롱의 복고풍 팝 등 수준 높은 공연과 주민들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고 함께 따라 부를 수 있는 다양한 음악들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행사 외에도 다음달 ‘13기 공간학생기자단’ 주최로 ‘오늘은 없는 내일의 방’이란 주제의 전시와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인파견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파견된 예술인들의 ‘마포이야기:아주 가까운 이야기’전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서상혁 공동대표는 “목욕탕에서 서로 등을 밀어주던 것처럼 행화탕이 예술인들과 주민들, 주민들과 주민들 사이에서 기억을 공유하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며 “매일같이 새로운 기억을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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