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노조파업 가능성, 우선매수청구권 불확실성

▲ 금호타이어 매각가만 1조 원가량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투자업계 일각에서 1조원은 고평가 됐다며 8000억 원 전후가 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채권단이 매각가를 시장의 평가처럼 8000억 원 전후에서 매각대금을 형성할지 여부다. 사진/시사신문DB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KDB산업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오는 9월 금호타이어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인 가운데 금호타이어 2분기 실적이 타이어3사 가운데 저조한 실적을 거두면서 매각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금호타이어 매각가만 1조 원가량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투자업계 일각에서 1조원은 고평가 됐다며 8000억 원 전후가 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채권단이 매각가를 시장의 평가처럼 8000억 원 전후에서 매각대금을 형성할지 여부다.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매각가가 당초 1조원에서 8000억 원으로 평가한 근거로 금호타이어가 최근 실적부진을 겪고 있고 노조파업 가능성과 중국산업 성장성 저하, 마지막으로 우선매수청구권의 불확실성을 들었다. 금호타이어 매각대상 지분은 42.1%로 우리은행 14.15%, 산업은행 13.51%, 국민연금 7.44%, 우리사주조합이 0.02%를 보유 중이다.

◆투자업계 상반기 실적부진 매각가 하향 전망
이같이 업계의 분석이 잇따르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지난 18일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을 방문 하반기 노조를 직접 만나 실적 향상을 당부했다. 실적 부진 장기화에 따른 분위기 쇄신 차원 방문으로 풀이된다.
▲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금호타이어

실제 금호타이어 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그다지 나아지지 않고 있다. 2016년 2분기 매출액은 7448억 원을 기록 전년 동기대비 5.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07억 원을 기록 전년 동기대비 26.4%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75억 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투자업계는 매출 7800억 원 영업이익 553억 원을 예상했지만 뚜껑을 열자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3.75% 감소한 558억 원, 매출액은 6.0% 감소한 1조 4466억 원을 올렸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중국산 저가타이어 공세와 국내 노조 파업 해외 수출지역 판매부진이 이어지면서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가장 큰 매출 규모를 차지하는 북미시장에서 매출이 400억 원 가량 감소하면서 개별기준 총매출액도 4.9%(약 700억 원) 감소했다. 게다가 특히 지난해 3분기 최장기 파업 여파로 적자를 기록한 것과 중국공장에서 낮은 가동률로 인해 고정비 부담이 지속되고 있고 초고성능 타이어 비중이 낮은점이 실적부진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가 초고성능 타이어 비중이 늘어나면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간 것과는 정반대 결과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5월 미국 조지아주 메이컨에 신규 공장을 설립하고 하반기 북미 시장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금호타이어 미국 공장에선 연간 약 400만개의 타이어를 생산한다. 미국 시장은 전체 판매의 20%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시장이라 북미 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겪으면 하반기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 따라서 현지 생산기지를 통해 안정적 물량 확보와 신규 수주, 하반기 고인치·고수익 규격 판매 증대를 통해 하반기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박삼구 회장 동분서주
노조 파업 가능성도 금호타이어 매각가를 낮추고 있다. 금호타이어 강성노조에 따른 우려로 기업가치를 낮추는 요인이라는 게 투자업계의 시각이다.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업체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다만 박삼구 회장이 광주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노사 화합을 주문하면서 노사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 박 회장으로선 그룹 재건을 위한 마지막 퍼즐로 금호타이어 인수에 적극적인 만큼 노조와의 원만한 관계가 필수다 보니 노조 요구안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그룹 지주사격인 금호홀딩스를 출범시켜 금호타이어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시사포커스DB

금호타이어 노사는 지난해 노조가 최장기 파업을 단행하자 사측은 직장폐쇄로 대립하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올해 들어 노사 희망콘서트를 여는 등 그동안 감정의 골을 치유하며 화합하는 분위기지만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매각을 앞두고 있어 노조 요구안을 받아들일지가 변수다.

노조는 박 회장과의 면담에서 인수 후 고용보장과 투자계획 등에 대해 설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으로선 그룹 재건을 위한 마지막 퍼즐로 금호타이어 인수에 적극적인 만큼 노조와의 원만한 관계가 필수다 보니 노조 요구안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와 금호아시아나그룹 지주사격인 금호홀딩스를 출범시켜 금호타이어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 우선매수청권은 매각 때 제3자에게 기업이 매각되기 전 같은 조건으로 우선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가령 입찰최고가가 7천억 원이면 우성매수청구권을 행사해 같은 가격에 기업을 되살 수 있다.

금호타이어 매각가로 투자업계선 8000억 원 전후 채권단은 1조 원가량을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박 회장이 매각대금을 조달 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이미 박 회장은 지난해 금호산업 인수에 7228억을 쓴 바 있어 올해 다시 1조원 안팎의 자금을 조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우선매수청구권을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도록 하면서 계열사 도움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자금 조달 여력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래서 재계선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면 그룹 계열사 자금 및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최근 박삼구 회장과 동생인 박찬구 회장이 화해하면서 형 박삼구 회장이 조만간 박찬구 회장을 만날 것이라고 말하면서 금호타이어 인수에 관한 논의도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찬구 회장측에선 일단 선을 긋고 있지만 일각에선 박삼구 회장과의 만남에서 이같은 논의가 이뤄질 경우 화해의 방점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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